아시아링크스케치워크 2025 푸껫 _3편

공식행사 전야

by 그림쟁이지니

20250813 _ 푸껫 3일 차

아침에 구름이 잠깐 보이더니 이네 뜨거운 햇살이 비치는 날입니다

호텔 조식을 먹으며 수원 잔디샘과 제임스샘을 만났다. 해외에서 이렇게 또 만나니 좀 더 반가운 건 사실인 듯합니다.

함께 조식을 먹고 어반스케치를 하기로 했습니다. 멀리 가지 않고 멀린 호텔을 그리기로 했는데

왜냐하면 저는 오늘 멀린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다른 호텔로 옮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최 측에서 지정해 준 호텔로 이동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대회 본부이기도 하고 내가 머물렀던 호텔을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20250813_084538.jpg 잔디 & 제임스 부부 : 늘 함께 여행하며 어반스케치를 즐기는 모습이 아름답습니
20250813_084945.jpg
20250813_084324.jpg
20250813_091616.jpg
멀린호텔 어반스케치

그림은 천천히 넓은 면을 채워 나갑니다. 복잡하지만 복잡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호텔의 분위기는 최대한 살려서 그리려고 노력합니다. 무엇보다 저는 큰 야자나무가 좋았습니다. 야자나무 잎을 그릴 때면 펜선을 휙~휙~ 그을 때 나는 소리가 너무 시원해서 마치 효자손으로 가려운 등을 긁는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래서 참 좋습니다

그렇게 펜드로잉을 하고 채색은 가볍게~ 처리합니다. 역시나 명암을 강하게 처리하고 지니레이아웃도 잘 살려서 마무리합니다.

멀린 호텔 어반스케치 영상

멀린호텔 어반스케치를 마무리하고 새롭게 부여받은 숙소를 확인한 후 저는 그랩을 불러서 이동합니다. 멀린호텔(대회본부)과 새롭게 받은 호텔은 걸어서는 30분 거리... ㅠㅠ 제법 긴 거리입니다. 그래서 그랩을 불러서 짐을 싣고 이동했습니다.

그랩으로는 10분 정도 거리라 금방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입구가 생각보다 찾기 어렵게 되어 있는데 다행히 그랩 기사님이 잘 찾아주셨어요. 내려서 입구를 보니 큰 바나나 나무가 있고 바나나도 주렁주렁 열려있는 게 조금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4성급 호텔이라 수영장도 있고 시설도 깔끔하더라고요. 침대는 왜 두 개 인지는 아직도 미궁? 하하하

20250813_142504.jpg
20250813_142448.jpg
20250813_132253.jpg
호텔 부키타의 바나나 나무와 숙소풍경

사실 짐이 별로 없어서 가볍게 풀어놓고 그림 도구를 서둘러 챙깁니다. 그리고 호텔 주변 탐색을 시작합니다. 태양도 강하고 언제 또 비가 올지 몰라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크림도 듬뿍 바르고 나갑니다.

큰길오 나와 대회본부 방향으로 두 블록쯤 갔을 때 왼쪽으로 보이는 길을 바라보니 왠지 모를 끌림이 느껴집니다. 그럴 때 길을 건너서 가 봐야겠죠! 망설임 없이 새로운 길을 향해 걸어갑니다. 진짜 왜 끌렸는지는 몇 분이 지나지 않아 알게 되었답니다. 낡고 오래된 건물과 전봇대가 나를 이리로 끌어당긴 것이었어요.

특히 전봇대는 태어나서 처음 본 풍경이었습니다.

20250813_111949.jpg 이렇게 많은 전기선이 있는 건 처음 봅니다

정말 전봇대가 저 많은 전기선을 버티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한참을 반대편에 서서 바라보다가 건물과 전봇대를 그려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주변을 둘러보니 딱! 적당하게 앉을자리가 있더라고요. 하얀 타일로 마치 노천 테라스처럼 잘 정리된 곳인데 앉아도 되나 싶은 그런 곳에 그냥 앉았습니다.

그림 그릴 준비를 다 완료하고 그림을 시작하려던 찰나!! 사실 내가 그리는 곳 바로 옆에 주차장 입구가 있는데 거기엔 픽업트럭에 파인애플(미니)을 파는 아저씨가 계셨어요! 살까 말까 고민하다 우선 그림 그릴 준비를 먼저 했고 그리기 전

'그래! 먹자!'라고 결심하고 과일 파는 아저씨께

"How much?"

"40 baht!"

그렇게 미니 파인애플 한 봉지를 구매합니다.

20250813_112515.jpg
20250813_112510.jpg
20250813_112527.jpg
완전 장난아니쥬! 너무 깜찍하고 이쁜 파인애플 입니다.

잘 깎아서 봉지에 담아주셨고 손잡이처럼 되어 있어서 먹기도 너무 편하더라고! 너무 달고 맛이 있었답니다. 그런데 저걸 다 못 먹고 나중에 숙소로 챙겨 갔습니다. 사실 ㅠㅠ 태국 가기 전부터 계속 이가 불편했는데(계속 말하는 중) 이렇게 단 걸 먹으니 또 이가 아파오더라고요... 긴급 처방으로 타이레놀 한 알 먹고 다 못 먹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과일 가게 아저씨도 계속 쳐다보시면서 엄치척을 날려주십니다! 또 저는 신이 나서 열심히 그려나갑니다. 펜드로잉이 완성되고 채색을 시작하려던 찰나!!

20250813_115341.jpg
20250813_121208.jpg
전깃줄을 진심 시원하게 쫙 쫙 그렸습니다

제 앞으로 자전거 한대가 멈춰 섭니다.

살짝 놀라 자전거를 바라보니 온몸에(얼굴도포함) 문신이 가득한 젊은 남자가 떡~ 하니 서있더라고요. 사실 살짝 졸았습니다.

'뭐지? 나한테 시비 걸려는 건가?'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그 남자가 말을 겁니다.

사실 무슨 말을 했는지 첫마디는 기억이 안 납니다. 놀래서 그런 듯

그런데 아티스트라고 하면서 내 옆에 앉더라고요. 그러면서 자긴 뮤지션이라고 얘길 합니다.

그제야 살짝 경계를 풀고 대화를 이어갑니다. 정확한 내용은 아니겠지만 조금 전에도 그림 그리는 사람을 만났다고 하면서 그 사람이 자기를 그려줬고 그 그림을 보여주더라고요. 인물을 제법 잘 그렸고 스티커도 붙어 있어서 유심히 봤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말레이시아 스케쳐가 그려줬더라고요.

그렇게 대화를 이어가는데 그 남자가 파인애플 아저씨랑 이야기를 하더니 파인애플 한 봉지를 선물로 받더니 갑자가 나를 위해 연주를 해주겠다고 했어요!

웃으면서 "Thank you!" 하고 저는 계속 채색을 했습니다.

그러더니 주머니에서 하모니카를 꺼내서 연주를 하는데... 그림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리의 악사 하모니카 연수

연주가 너무 좋았고 짧게라도 영상에 담아보았습니다.

20250813_124500.jpg
20250813_124505.jpg
이름은 모르지만 멋진 연주를 해준 악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심지어 그 젊은 악사분은 자기가 선물 받은 드링크도 제가 주었답니다.

기념사진도 찍도 웃으면서 인사하고 헤어졌는데

사실 제 자신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답니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했고 경계부터 하게 된 나 자신이 부끄럽더라고요...

그렇게 또 한 장의 어반스케치를 완성했습니다.

20250813_124446.jpg 전깃줄이 가득한 풍경

날이 더워서 그런지 그림을 그리면 항상 땀이 많이 납니다. 그래서 그림 그린 후 숙소로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동하는 이가 아픕니다. 그런데 이는 아프지만 배는 또 고픕니다 ㅎㅎ

그래서 숙소 가는 길에 있는 식당에 들러 족발덮밥을(다 못 먹음ㅜㅠ) 시켜서 먹고 숙소 갑니다.

숙소에서 씻고 옷을 갈아입고 대회본부(멀린호텔)로 갑니다

공식행사는 14일부터이지만 오늘(13일)은 사전에 초대받은 각 챕터별 작가 및 운영진들의 사전 행사가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 대회본부 9층 연회실로 갑니다.

호텔 입구에는 행사 현수막이 붙어있었고 삼삼오오 지역별 스케쳐스들이 모이기 시작합니다.

많은 스케쳐스들 모인 사진으로 감상해 보겠습니다.


20250813_165737.jpg 이번 행사를 준비한 방콕과 푸껫 운영진분들
20250813_171225.jpg
20250813_181126.jpg
20250813_161828.jpg
20250813_162329.jpg
20250813_162334.jpg
20250813_163435.jpg
20250813_163438.jpg
20250813_165612.jpg

반가운 분들을 또 이렇게 만나니 더 신나고 즐겁더라고요. 서로의 안부를 묻고 스티커랑 선물들을 교환하고 주최 측에서 준비해 준 저녁까지 함께 먹으면서 담소를 나눕니다.

20250813_174859.jpg
20250813_154220.jpg
20250813_180821.jpg
20250813_170730.jpg
20250813_170631.jpg
20250813_170635.jpg
얼마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BING 추모 엽서

그렇게 저녁 시간을 스케쳐스들과 함께 보낸 후 다시 그랩을 타고 숙소로 복귀합니다.

그런데 숙소 입구에 타이 식당을 발견! 사람들이 제법 많습니다. 저기를 갈까 말까 고민을 하면서 그냥 지나칩니다. 그리고 숙소로 들어왔지요...

하지만 이내 가방을 내려놓고 스케치북과 펜, 물붓과 작은 물감을 챙기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합니다.

즉! 방금 지나쳐왔던 그 식당을 가서 그림을 그리면서 먹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난 배가 고픈 게 아냐! 음식 그림을 그리고 싶은 것뿐이야'

'그럼!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음식을 주문한 것뿐이지'

이 순간만큼은 이도 아픈 걸 잊게 됩니다.

그런 주문을 외우는 순간 내 눈앞엔 똠양누들과 사이공비어가 떡 하니 놓여 있습니다. 하하하

어찌 된 일이죠?

20250813_203248.jpg
20250813_204735.jpg
80바트 똠냥 누들

그리고 스케치북을 펼치고 그림을 그리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합니다.

'그래 난 그림을 그리기 위해 여기 온 거야'라고 다시 한번 혼잣말을 합니다. 여긴 한국말을 알아듣는 사람도 없으니 혼잣말을 해도 괜찮더라고요



20250813_203700.jpg
20250813_204533.jpg
20250813_211356.jpg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죠? 왜 제 눈앞에 치킨 너겟이 또 나와있는 거죠?

그야 내가 시켰으니깐 나왔겠죠... 하하하

치킨너겟까지 먹고 그리고 나서야 정신을 차립니다. 후아~~ 이 밤에

그런데 참 행복합니다. 누가 뭐라 하지 않는 이 즐거운 시간을 누리는 내 모습이 참 좋습니다.

그러면서 메뉴판을 자세히 보니 여기는 오후 5시부터 스테이크를 판매하는 식당이더라고요. 주변을 둘러보니 젊은 커플들이 많이 와서 스테이크를 시켜서 먹고 있는데 가격을 보니 엄청 저렴합니다.

T-본 스테이크가 80밧(한국돈 3300원) 믿을 수 없는 가격!!

"그래! 결심했어! 내일은 스테이크다"라고 말해버렸습니다....


그리고 동네 한 바퀴 돌고 괜스레 편의점도 들어갔다 나오고 꼬치구이 파는 집 앞에서 서성여도 보고 숙소로 들어갑니다.

숙소에 들어와서 오늘 받은 작가 구디백을 침대 한편에 펼쳐 봅니다.

재료에 관심이 많은 편이 아니라 큰 감동보다는 그저 즐거운 마음이 큽니다. 그래도 저를 협찬해 주는 브랜드 상품들이 있으니 반갑긴 합니다

20250813_195312.jpg 푸껫 구디백 품목


20250813_214708.jpg 싱가포르 알빈이 선물해 준 바샤커피_진심 맛나요



이렇게 푸껫의 3일 차 밤이 저물어 갑니다.

시원하게 씻은 뒤 침대로 점프해서 누워 버렸습니다.

내일은 드디어

'아시아링크스케치워크 2025 오프닝데이'

기대하면서 잠들었습니다.


여러분 내일 봐요!!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6화아시아링크스케치워크 2025 푸껫 이야기 2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