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아빠는 뭐가 문제인거 같은데?"
순간, 내 손에 들린 물컵이 공중에서 멈춘다.
오랫만에 가족 나들이로 영화를 보고 온 저녁이었다. 방학이 끝나는 주말, 둘째의 친구가 재미있다고 해서 마지막 방학 가족 나들이로 본 영화였다. 둘째는 스크린을 향해 주먹을 흔들며 완전히 몰입해서 영화를 봤다. 아내는 후반부 신파 장면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영화가 끝나고 아내도 나와 함께 영화의 만듦새가 아쉽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아내에게 펑펑 울더니 무슨 말이냐고 했더니, 그건 신파 때문에 나오는 본능적인 울음이지 그 장면들에 정말 감동 받아 그런 건 아니란다.
그런 불평을 한차례 늘어놓은 후였다. 아내가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간 그 찰나. 첫째의 시선이 내게 고정된다.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눈이 초롱초롱하다.
뭔가 심상치 않다.
그리고 질문이 날아왔다.
"그러니까, 이게 너무 맥락 없이 신파이고… 암튼, 좀 그렇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직까지는 괜찮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신파가 뭔데?"
어? 잠깐. 신파가 뭐냐고?
"아, 신파가 뭐냐면…"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알고는 있는데 정확한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머릿속에서 여러 설명이 동시에 떠오르는데 입에서는 "음..." 소리만 나온다.
그 사이, 딸의 다음 질문이 또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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