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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라디오

라디오의 마법, 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방법

by pdcafe

라디오의 마법, 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방법


우리는 조용히 혼자서 책을 읽지요. 하지만 책에는 이미 타인의 목소리가 담겨 있습니다. 저자가 걸어온 길, 번역가가 옮긴 문장, 출판사가 다듬은 맥락이 켜켜이 쌓여 독자에게 도달합니다. 그래서 책을 읽는 순간, 우리는 혼자 있는 듯하면서도 수많은 사람과 연결됩니다.


라디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DJ가 스튜디오에서 혼잣말처럼 흘려보낸 멘트가 누군가의 야근길, 고속도로 위, 혹은 새벽 침대맡에서 따뜻한 위로가 됩니다. 보이지 않지만 연결되고, 낯설지만 가까워지는 힘. 그것이 라디오의 마법입니다.

책과 라디오가 만날 때, 이 마법의 효력은 두 배가 됩니다. 책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고, 라디오는 그 연결을 증폭시켜 사회 전체로 흘려보냅니다. 그 순간, 독서는 개인의 취향을 넘어 공동체의 축제가 될 수 있지요.


시애틀에서 시작된 ‘원북 원시티(One Book, One City)’와 캐나다 CBC 라디오의 <Canada Reads>를 알게 된 것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한 도시, 한 나라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한다는 발상. “그래, 라디오가 책과 만나면 이런 일이 가능하구나.” 희망의 불씨가 다시 살아났지요.

저는 ‘원북 원시티’를 청주에서 시작해보고 싶었습니다. 서산시의 시범사업을 지켜봤던 담당 공무원과 회의도 하고, 도서관계 인사들과 접촉했지요. 하지만 몇 달 후 의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삭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업 자체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지요. 책 축제를 향한 제 꿈은 시작도 하기 전에 좌절된 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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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cafe의 브런치입니다. 라디오 전문 PD로 책읽는청주 독서캠페인을 기획했으며 지금은 대한민국 독서캠페인 리딩코리아(Reading Korea)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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