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거북이 Jun 16. 2020

우리 신랑을 사랑하는 이유

내 삶에서 신랑을 빼놓고 이야기할 순 없다.

사실 그렇게 엄청 살가운 부부도 아니고,

아이 낳고는 육아전투의 동료로서 그렇게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


신랑은 말이 없다.

회사 다녀와서 스트레스 잔뜩 받으면 더 말이 없다.

방구석 침대에 누워 조용이 넷플릭스만 본다.

어떨 땐 내 말을 무시하는 것 같기도...

저렇게 반응없는 사람이라니...


신랑은 사실 결혼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아,

이게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매우 중요한 점이기도 하다.

내가 몰랐다가 결혼해서 새롭게 알게 된 점은 있을지언정,

결혼 전엔 이러했는데 결혼하니까 이렇게 바뀌었더라.. 이런 건 없는 사람이다.

이런 일관성도 좋은 관계를 맺는데 중요하지.


신랑은 말은 없는데 가족을 위해, 소중한 사람을 위해 기꺼히 내어 준다.

아낌이 없다.

옛날엔 몰랐고,

받아서 마냥 좋았는데,

살아보니 많이 배우게 된다.


나는 기꺼이 양껏 받아본 기억이 없다.

받긴 했다.

근데 조금만 받았다.

때로는 많이 받긴 받는데, 옴팡지게 욕들어가며 받았다.


그런데 남편은 전혀 그런 게 없다.

본인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기꺼이 즐겁게 흔쾌히 내어준다.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감사하다.

특히, 나에게 절실한 것일 때, 더 감사하다.


그래고 배웠다.

나도 저렇게 기꺼이 내어줘야지.

나의 가족과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가장 먼저는 나의 남편에게.


앞으로 남편과 다시 결혼할 것인지 물으면 난 말할 수 있다.

네.

대신, 얼굴만 정해인으로...ㅎㅎㅎ


작가의 이전글 꽃 같은 사람들과 향기 나는 시간을 가지고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