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를 글 노예로 부리기 위한 삽질 여정

웹소설 아이데이션, 배경 설정, 캐릭터 설정

by 연이형


다소 오글거리는 이 웹소설 프롤로그는 AI가 썼다. 정확히는 ChatGPT가.


ChatGPT가 마크다운 형식 + 온갖 이모지 향연으로 글을 써주기 때문에 원문 분위기를 살려 전달하고자 이미지로 가공했을 뿐(브런치 에디터에서는! 이모지가! 안 먹힌다!) 내용은 ChatGPT가 생성한 답변에서 단 한 글자도 수정하지 않았음을 밝혀둔다. 아웃풋의 수준을 각자 가늠해 보시길.




나는 웹소설을 써본 적이 없다. 그냥 웹소설을 취미로 읽는 독자다. 정확히는 회사에서 탈탈 털리고 집에 오면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유튜브나 보고 넷플릭스나 보고 웹소설이나 읽는 그런 직장인 나부랭이...


그렇다고 해서 글쓰기나 기획, 서사 창작 분야에서 아예 베이스가 없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지금은 회사에서 콘텐츠 기획자이자 카피라이터로 주로 기업의 브랜딩 콘텐츠, 특히 영상, 가끔 광고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전공은 영상시나리오, 그리고 처음 글 써서 돈을 번 계기는 졸업 작품으로 쓴 장편 영화 시나리오를 계약하면서다.


암튼 이 얘기를 왜 하냐면… AI로 작업을 하면서 느낀 건 결국 질문의 질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가 원하는 결과물(여기에선 웹소설)을 얻기 위해서는 질문하는 사람(그니까 나)이 기본적으로 웹소설이라는 게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한다. 어떻게 쓰는 건지 모르면 이 작업이 조금 힘들 수 있을 것 같다.


AI는 아무런 베이스도 없이 웹소설을 써주지 않는다. 써달라고 하면 써주긴 써주는데, 개연성도 없고 재미도 없다. 암튼 그래서, 만약 이 작업에 관심이 있다면 당장 ChatGPT에게 웹소설 써달라고 지시하기 전에, 간단히 작법이나 스토리 구조, 글쓰기 방법론을 익히길 추천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AI와 아이데이션을 하면 훨씬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결국 나도 웹소설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삽질 과정이 되었는데, 당연히 이 과정이 정답은 아니겠고, 어떻게든 웹소설 비슷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삽질)한 과정으로 봐주시길.




일단 내 목적은 명확했다. AI의 가능성 탐구… 도 맞는데 사실 내가 보고 싶은 이야기 누가 대신 써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


ChatGPT와 웹소설 쓰기의 시작


그래서 냅다 ChatGPT한테 넌 스토리 작가야. 라고 선언한 뒤에 장르를 정해줬다. 요새 오버워치를… 피지컬 이슈로 잘 하진 못하고 암튼 종종 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설정이 탄탄한 게임이라 레퍼런스로 넣어줬다.


어쨌든 이세계 전생물 만들어보자고 했더니 소재를 추천해 준다.



별 거 없는 인풋으로도 내용을 상당히 구체화해서 제안해 준다는 게 인상적이다.


근데 이 내용에는 딱히 훅이 없다. 어디서 본 것 같은 걸 적당히 짜깁기해 준 느낌인데... 전체적으로 밋밋하고 뭔가 딱 꽂히는 게 없는 스토리다. 좀 더 입체적인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ChatGPT가 제안한 내용을 보면서 평소 생각했던 내 아이디어를 좀 붙여본다.


시뮬레이션 이론... 귀찮음과 게으름 이슈로 결코 쓰이지 않을 나의 웹소설 아이디어 노트에서 소재를 발굴했다. 왠지 나보다 AI가 더 잘 쓸 것 같은 내용으로 골랐다.



개떡 같이 넣었는데 찰떡 같이 정리해서 답변해 준다. 껄껄…


아이데이션을 하면서 이런 식으로 연결할 수 있을까? 이게 말이 될까? 싶은 것들을 넣어주면 적당히 잘 버무려준다. 시작과 끝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단어의 조합으로 물어봐도 어떻게든 개연성을 만들어준다는 게 포인트다. 다만 너무 동떨어진 단어나 아이디어를 넣으면 다소 추상적인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적당히 선을 조절한다. 그럴듯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도록, 후킹이 될 만한 요소를 넣어준다.


그리고 어떤 이론이나 상식 같은 거 물어보면 대답을 잘해준다. 뜬금없이 이런 걸 물어봐도…


그렇다고 합니다...


대략적으로 소재를 정했으니, 등장인물을 만들어본다.



적당히 전형적인 느낌으로 캐릭터를 설정해서 넣었더니 살을 붙여준다. 주인공 캐릭터에 결핍을 주고 싶어서 현실에서 실패한 인물로 묘사해서 넣은 건 맞는데, 주인공의 결핍이 이런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다. 그냥 냅다 얘는 현실에서 이런 애라고 러프하게 설명했는데, 성격, 결핍 요소, 생활 방식 등 등장인물 설정에 필요한 내용을 꽤 상세하게 구분해서 정리해 준 게 좋았다.


그리고 캐릭터를 만들 때 제일 귀찮은 게 이름 짓는 과정인데... 그래서 이름 가챠를 시작.



이름을 정했더니 닉네임도 정하라고 추천해 준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 하지 않고 다른 걸 해본다.


어디서 뭘 본 건지 모르겠는데 주인공의 성장 과정을 대충 넣어줬더니 세부 설정을 만들어 준다.


사실 이런 디테일이 하나하나 만들려고 하면 굉장히 귀찮고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부분인데, 만약 ChatGPT가 만들어 준 설정을 실제로 작품에 적용한다고 하면 표절 검사 같은 거 한 번 해봐야겠지만… 깊이 생각하기 귀찮을 때 꽤 도움이 될 것 같다.



주인공을 특수부대에 넣어보고 싶어서 특수부대 설정을 만들어 달라고 해봤다. 근데 아무래도 ChatGPT가 이 내용이 게임 속 설정이라는 걸 까먹고 있는 것 같아서 그 내용을 포함해서 다시 써달라고 해 본다.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 디벨롭. 설정을 하나씩 추가하면서 정리해 나간다.


코드네임... 생각하기 귀찮으니까 적당한 걸로 추천해 달라고 한다. 이름 추천을 잘해주더라고.



이름을 고르기 어렵다면... 맘에 드는 후보를 다시 얘기해 주고 뜻을 설명해 달라고 하면 해준다. 적당히 정한다. 참고로 Anomaly의 외래어 표기법은 ‘아노말리’가 맞는 것 같다만. 내가 어노말리라고 하니까 어노말리라고 대답해 주는 ChatGPT... 나중에 아노말리로 바꿨습니다.


주인공에다가 조력자(멘토) 캐릭터를 붙여보기로 한다.



웃기게도 조력자 캐릭터를 AI로 설정했더니 ChatGPT가 방정맞아진다. 지 얘기 지나 재밌는 건 사람이나 AI나 똑같은 듯?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주더니...



처음으로 대사를 뱉어냄... 유머 감각이 좀 요상한 느낌인데 어쨌든 얘도 유머를 알긴 안다. 생각보다 기계식 유머(?) 맛집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ChatGPT의 기계식 유머 모멘트를 모아볼 예정...


기본적인 소재 아이데이션에서 배경 설정, 그리고 기본 캐릭터 설정 과정은 여기까지.




이후 전체 줄거리를 정리하면서 추가되는 캐릭터들도 있긴 한데, 거기까지 공개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ChatGPT와 여기까지의 내용을 만든 시간이 채 1시간이 안 걸렸다. 시간만 따지면 굉장히 효율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빠르게 아이디어를 테스트해 보고 안 될 거 같은 내용을 버리는 방식으로 소재를 찾아나가도 될 것 같기도 하고. 이 단계에서의 활용도는 꽤 높을 것 같다.


근데 막상 프롬프트? 라고 해야 할까 작업 과정을 정리하다 보니까 이거 생각보다 굉장히 나의 시간과 노동력이... 꽤 드는 느낌이라. AI와 웹소설 쓰기 시리즈는 글 노동자의 노동 환경 개선을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가에서 시작되었는데...


암튼 시놉시스 및 에피소드, 목차 구성은 다음 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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