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남자는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퇴근 시간과 출근 시간을 기억했다. 날짜, 요일등은 굳이 상관 없었다.
남자는 이제 이 생활에 적응이 된 것 같았다. 전 회사에서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고 잠시 방황을 했었지만 이 작은 방에서 그림과 글을 꿈꾸며 지내는 생활은 나름 매력이 있었다.
비록 가진게 많지 않고 늘 피곤에 찌들어 사는 삶이지만, 미래를 기약할 수 없고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삶일 수도 있지만 남자는 만족했다.
남자는 이상하게도 일찍 끝나는 날은 집에서 잠을 오래잤고 늦게 끝나는 날이면 차를 타고 단골 카페로 가서 구상중인 그림 '30'에 대한 스케치를 하거나, 핸드폰 게임을 하거나, 책을 읽었다. 그 소소한 행위들은 피곤에 지친 육체에 더욱 피곤을 가져다 주었지만 남자에게 왠지 모를 만족감을 주었다.
육체가 피곤해지면 정신이 고파오다니. 남자는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삶 속에서 남자는 문득 브런치를 떠올린다. 오랫동안 브런치를 하지 않았구나. 남자는 깨달았다.
다른 작가들의 글을 읽지 않고 나의 글을 쓰지 않아도 삶은 살아졌다.
그러나 글을 쓰고 싶었다. 비록 오후 10시에 퇴근해 다음 날 새벽 4시 반에 출근할 예정이지만 남자는 조금이라도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