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미련 혹은 착각 사이
연휴 시작의 즐거움을 만끽하며 Like Crazy 시사회에 다녀왔다. (시사회 참석은 처음이라 더욱 신났던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영화를 보고 나온 직후에는 심란 그자체였다. 단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이건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고민을 잔뜩 던져준 영화 "Like crazy"
영화는 한 연인의 이야기를 따라간다. 포스터 속 "영국여자와 미국남자의 사랑이야기"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게 된, 전쟁 같은 사랑의 종착점"이 정확한 줄거리 설명이다. (한마디로 전쟁 같은 연애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은 보지 않는게 좋다는 소리다)
영화초반은 연애를 시작하는 그 과정 속 인물들의 설레고 조심스러운 감정들을 잘 보여준다. 너무 설레여서 불안한 느낌까지도 주는 장면들은 익히 우리가 사랑을 시작할 때 경험하는 것과 같다.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불같은 사랑을 이기지 못해 일어나는 일들까지. 그 감정들이 너무나 풋풋하지만 동시에 불같은 파괴력 때문에 간혹 관객들에게 소외감을 들게할 정도다.(혹은 내가 너무 시니컬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정한 시작은 사랑의 시작이 아니라 사랑의 지속과정에 있다. 사랑 때문에 시작된 장거리 연애가 그들의 사랑을 해체와 재결합을 반복시키는 과정은 영화의 끝에 왔을때 과연 그걸 '미친 것처럼 사랑했다'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점을 남겨준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취한 주인공들의 선택과 감정에 이입이 되면서도 관객들은 혼란스럽다. 이것을 미친 듯이 사랑한 것이라 할 수 있을까?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들조차도 혼란스러워하는 듯한 장면에서 Like crazy가 무엇을 위한 것인지 관객조차도 회의에 빠지게 된다.
영화 자체의 만듬새가 뛰어난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그런데 오히려 스타일리쉬한 연출법이 아니라 굉장히 직접적이면서도 감정이 날 것 그대로 드러나게 만든 장면들이 더욱 위태롭게 보인다. 위태로운 동시에 "이것만이 이세상 속 유일한 사랑"라는 느낌까지 주니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대사가 아닌 OST와 만감이 교차되어 있는 주인공들의 표정이 너무나 오묘한 조화라 안빠져 들수가 없다.
영화를 보고 며칠동안 도대체 이 영화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노래. 리쌍의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이 노래를 영상 속 스토리로 살펴보고 싶다면 Like Crazy로도 충분하다.(아마 다른걸 더 찾다가는 멘탈이 깨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