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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Jan 04. 2024

칸사이에 먹으러 갔다. 2007년 6월 여행기 2일

2007-07-27 14:52:24

두 번째 올라갑니다.

2007 6/14

입항 시간을 알리는 안내와 함께 날이 밝았다. 예정대로의 10시도착.

어머니! 고베가 보입니다!

이와지 섬과 아카시를 연결하는 아카시 대교 너머로 고베의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래로 지나가면서 아카시 대교의 위용을 느껴 볼 수 있는 것도 뱃여행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랄까?

아침은 오징어 짬뽕과 삼각주먹밥(와인 치킨 스테이크?)의 앞으로의 참상과 비교되지 않을 소박한 식단이지만, 생각해보면 일본에서 한국 편의점 음식을 먹는다는 것도 사치라면 사치.

예인선이 팬스타 써니호를 끌기시작하는 모습을 보고 오사카 항에 들어왔다는 것을 실감했다.

오사카 국제 여객터미널에서 코스모스퀘어 역까지는 셔틀버스가, 역에서 숙소가 있는 신이마미야까지는 310엔짜리를 끊고 전철을 타면된다.


전철표를 끊은 시간이 11시19분으로 나오는 걸 보면, 입국심사등으로 한 시간 정도 걸린모양이다.


공항에 비하면 접근성이 좋지만, 글쎄... 보딩하면서 짐을 맡기면 되는 비행기에 비하면 직접 짐을 들고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뱃여행에는 짐을 줄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언제나 묵는 도부쯔엔마에 역 앞 오사카 츄오호텔에 짐을 풀고, 늦은 점심을 하기 위해 가까운 상점가로 향했다.

참 여러모로 근처에 로프트나 라세레나 같은 패션몰이 있다는 것이 실감이 안가게 복고풍인 신이마미야의 상점가.


레트로한 멋이라고 우기면 우겨질 것 같은데...


실제로 이 동네는 레트로가 재조명 되면서 관광객 들이 많이 찾는 동네가 된다.


미나미 지유켄, 대중 양식당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메인메뉴의 가격은 500엔인 저렴한 경양식집. 지금은 일본에서도 사라져가는 경양식의 형태를 그대로 지키고 있다. 1921년 처음 문을 열어 3대가 이어온 가게기도 하다.

500엔짜리 하이시라이스(칸사이에서는 하이시 라이스, 동경 등에서는 하야시 라이스라고 부른다.) 역사가 느껴지는 맛이라거나, 입안에서 살살녹는 맛은 아니지만. 5백엔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강하지 않으면서 진한 맛이 인상적이다. 손으로 만든 맛이 느껴진달까.


미나미 지유켄은 지금도 영업하고 있다. 이 뒤로 이름도 바꾸고 세련된 가게로 리뉴얼 했었는데. 지금은 세련된 가게는 그대로 두고 이름은 원래대로 미나미 지유켄으로 영업중.

개인적으로는 리뉴얼 하기 전에 더 레트로해서 좋았는데....


통천각(츠텐카쿠)을 지나 쟌쟌요코초를 지나 난바로 북상, 중간에 덴덴타운을 들려야했기 때문에 걸어가는 길을 택했다.

부탁받은 쇼핑 같은 것은 오늘 끝내야 내일부터 합류할 친구들의 시간을 뺏기지 않을 것 같아서.모님의 부탁으로 K-Books라는 가게를 가야했는데, 여러모로 독특한 체험을 해야했다.


덴덴타운을 지나 좀더 올라가면 도구야스지(식당 자재 판매시장)와 센이치마에가 만나는 난바그랜드 카케츠(신희극 극장)앞에서 오늘도 광고판을 들고있는 아저씨를 만났다.

비가 오는데도 참.... 여행내내 오늘 같은 날씨면 참 큰일인데 말이다. 일본의 장마철은 6월이라지 않는가...

뭐 자칭이긴 하지만, '오사카에서 제일 맛있는 타코야키군'은 가격대 성능비로 따지면 도톤보리의 유명한 가게보다 낫다. 무엇보다 오늘 같이 비가 오는 날은 안에 들어가서 먹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점이 장점.

굳이 특징을 들자면, 텐까스(동그란 튀김옷)를 많이 넣는 편이라는 정도? 8개에 280엔 정도의 적당한 가격. 난바 근처에서는 추천점이지만... 아메리카 무라의 코가류나 텐노지의 야마짱이 더 맛있는 것 같다.

지하상가에서 본 복고풍 막과자가게, 저 안으로 쏙들어가는 칼하며... 낯익은 불량식품들이 많이 보인다.

역시 음식모형을 봐야 일본에 왔다는 실감이 든다.


서점에 들러 책을 좀 사고, 북오프 등등을 돌다보니 벌써 시간이 7시에 가까워진다. 그렇다면 타임서비스를 노리기 위해서 백화점으로...

중화풍 도시락.

슈크림.

술. 명가의 술을 그린 오제 아키라 선생의 그림 때문에 한 병 사려고 하려다 참았다.

한복까지 차려입고 김치를 팔고있는데, 샐러리 김치는 그렇다고 해도... 우메보시 김치는 뭡니까 일본인!


시식을 하라고 오이 김치를 한 조각 주는데...


"아.. 이 오이도 아닌 것이... 김치도 아닌 것이..."


김치가 보기보다 현지화 시키기 힘든 음식인 게, 야채와 고추가루 등이 아무래도 맛이 다르니까 제맛 내기가 쉽지 않다. 직접 먹어보면 실감하게 된다.

슬슬 할인 스티커가 붙긴하지만, 아직... 2할,3할로는 모자르다. 적어도 횟감이라면 절반까진 떨어지지 않겠어?

백화점 식품 코너 한켠의 까페에서 우아하게 커피를 마시며 극한의 극한까지 시간을 끌었다.


나름 만족스러운 쇼핑을 하고 저녁을 먹기위해 찾은 곳은, C형의 추천이었던 잇푸도(一風堂). 오사카에서 하카다 라멘 체인점인가 싶기도 하지만, 일본통인 C형의 추천을 믿고 잇푸도 라멘을 찾았다.

이번에는 순한 맛이라는 시로마루 맛에 도전.

결과는?

대만족.

하카다 명물이라는 면추가, 돈코츠 라멘에 면추가가 있는 것은 가수율이 적은면과 진한 수프 때문이라고하지만.... 그냥 하카다 사람이 많이 먹는거겠지.


부른 배를 두드리고 나와 북오프에 들린 다음, 전리품을 양손에 가득 들고 개선.


오늘의 야식은 카츠오 타타키와 게살 크림 고로케. 술은 기린 칠드 맥주 시리즈중 하나인 그랜드 에일과 고쿄의 발포주 네네.

그리고 멀리보이는 전리품들의 흔적.

가다랑이를 짚불로 살짝 훈연한 카츠오 타타키는 '반값!' 야들야들하고 촉촉한 맛이 일품. (뭐 백화점의 카츠오 타타키는 제맛은 아니라지만 뭐 어떠랴...)

너참 오랜만이구나 게살 크림 고로케야, 전자렌지로 데워 먹는게 아쉽긴 하지만, 한 입 베어물면 입안에 퍼지는 녹진녹진한 진한 맛 때문에 다 용서가 된다.

그리고 결국 호기심을 못이기고 사버린 오이 맛 펩시. 정말 농담도 아냐 이건..... 누구 머리 속에서 나온 아이디언지.


맛은 사이다에 오이 갈아넣은 맛.


이것으로 이틀째가 끝났습니다만.... 이제 막 도착한 셈이고, 본 게임은 내일부터죠. 아무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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