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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마 May 12. 2024

감히 재직 1개월 차에 전셋집 구하기 3탄

버팀목 HUG 최대한도 받기 프로젝트

무직자로 대출받기는 포기하고 1개월 근무 후 대출받아야겠다! 결심했을 때
내가 몰랐던 것

1. 이사할 때까지 퇴사 못해요

전세대출을 받으려면 대출 신청일부터 대출 실행일, 즉 이삿날까지 같은 회사에 계속 근무 중이어야 한다. 대출 심사 중 재직 확인이라는 절차를 거치는데 그때 회사에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해서 재직 중인지 확인하기 때문. 재직 확인이 안 되면 대출이 취소되거나, 대출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너무너무 무섭잖아...

이 재직확인이 아주 골치였는데 언제 올지, 어떤 방식으로 올지(전화인지 방문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회사에 전화하는 방식으로 처리한다면 재직 확인이 끝났는지 아직인지도 알 수 없다. 버팀목 HUG는 재직 확인을 안 하거나 거의 전화로 한다는데, 나는 이례적 이게도 조사원이 직접 회사에 방문해서 실사 확인을 하고 갔다. 회사가 영 못 미더웠나 싶기도.

알아본 바에 의하면, 대출 실행일 이후에는 그 회사를 퇴사해도 상관없다. 간혹 몇 개월을 유지해야 한다는 둥, 실행 후에 퇴사해도 대출금을 반환해야 한다는 둥 얘기가 많은데 내가 내린 결론은 '실행 후는 상관없다'였다. 실제로 나도 퇴사가 걸려있어서 고민이 많았는데 실행일 다음날까지 근무 후 퇴사했고, 상관없었다.

2. 좆소라면 난이도 수직상승

회사에서 받아야 하는 자료가 꽤 있다. 1번에서 말한 재직 확인도 있어서 회사가 좀 제대로 된 곳이어야 더 진행이 수월하다. 나는 서류를 자꾸 원본이 아니라 구린 화질로 스캔해서 주고, PDF가 아닌 이미지 파일을 메일이 아닌 카톡으로 주는 등 좀 답답한 회사여서 속이 탔다. 재직확인도 인사팀이 확실히 있는 회사라면 전화 연결이 제대로 되겠지만, 중소&좆소 기업에서는 대체 이 전화를 어떻게 받을지 가늠이 안되더라. 게다가 나는 회사 공식 번호가 CS번호였는데 사무실이 구분되어 있어서 CS사람들은 나를 본 적이 없었다. 총체적 난국의 상황. 재직확인 전화가 와서 '인사팀 연결 부탁드립니다.' '인사팀은 없는데요?' '아.. 그럼 ㅇㅇ씨가 여기 근무 중인가요?' '엥? 잠깐만요 (ㅇㅇㅇ라고 알아?)' 뭐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즉, 대출 심사 과정에서 마음을 덜 졸이려면 규모가 좀 있는 제대로 된 회사에 가는 게 나을 것 같다.

3. 은행, 두 번 이상 가야 할 수도

버팀목 대출 신청을 위해서는 기금e든든 어플 신청 외에도 은행을 최소 2번 이상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1회의 은행 방문을 예상하고 연차를 계산해 두었었는데 총 2번 방문이 필요해서 당황했었다. 신청서와 약정서가 있나 본데 한 번에 다 처리해 주는 똑똑한 은행도 있고, 꼭 두 번을 와야 한다는 은행도 있더라. 나는 후자라서 안 그래도 1개월 재직자라 연차가 거의 없었는데 고생을 좀 했다.

4. 1일 입사 아니면 인정 안 해요

2편에서도 얘기했던 1개월 만근 월급이 필요하다. 무조건 월의 1일부터 말일까지의 근무가 필수다. 1일 이후에 입사한 경우는 그 달의 월급은 없는 것으로 치고 그다음 월급을 받아야지만 재직자로서 대출 신청이 가능하다. 월급을 선지급하는 경우 (그 달의 월급을 달이 다 끝나기 전인 25일 지급한다든지)도 만근으로 치지 않는다. 은행의 만근 월급은 1일부터 말일 근무 후에 받은 월급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이번 대출을 받으며 학을 뗀 부분

1. OKAY, BYE- 국민은행

취직하면서부터 써왔던 15년 동안의 주거래 국민은행, 이번 기회로 그만 쓸란다. 모든 행원이 버팀목 HUG를 아주 하기 싫어 죽겠다는 태도였고 무직자 HUG는 된다고 했다가 안된다고 했다가 아주 난리 법석이었다. 주거래로서의 메리트라고는 급여 통장을 뽑지 않아도 되었던 것? 그 외에는 일절 없었다. 대출은 아무래도 내가 어려울 때, 큰일을 치를 때 받아야 하는데 내가 어려울 때 전혀 도움을 못 받는 은행은 필요 없다. 대포통장을 만들겠다는 것도 아니고 막무가내 대출을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기금의 기준에 맞게 신청해 달라는 것뿐인데.. 나는 몰랐는데 국민은행이 대출받기 가장 어려운 은행으로 정평이 나있더라. 국민은행 은행원 명함에는 내선 번호도 없다.(다른 은행은 직통 연결 가능한 내선번호가 명함에 있다.) 행원으로부터 대출이 최종 승인 되었다는 연락도 못 받았다. 연락 없으면 잘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라고는 들었지만, 다른 후기를 보면 대부분 행원이 전화로 최종 승인은 통보를 해주더라.

2. 앞으로는 함부로 이사 안 할게요

버팀목 HUG가 혹시라도 승인이 안될 경우 다른 대안이 있는지 찾아봤는데 재직 기간 1년 미만인 경우는 받을 수 있는 일반 전세대출이 없더라. 일단 내가 찾은 바로는 10%대의 말도 안 되는 상품 말고는 아예 없었다.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기는 교훈. 재직 상황이 불안정할 때는 어떻게든 지금 살고 있는 집에 붙어있자.

3. 공부하다 박사 되겠어

은행이나 부동산 관련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생각보다 없다. 블로그는 단편적인 후기들이고, 공식 자료도 실제 과정의 일부만 담고 있다. 무직자의 버팀목 HUG 대출, 대출 실행 후 퇴사에 대해서는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사람들의 블로그에 하나하나 댓글을 달거나 유료 카페에 돈 내고 가입해서 정보를 얻었다. 그렇다 보니 경우의 수로만 확인이 가능해서 아직도 무엇이 정확히 맞는지 알 수 없는 정보도 많다. 은행마다, 대출 신청인의 상황마다 다 다른지라 결국은 직접 부딪혀봐야 알 수 있다는 게 가장 힘들었다.



내 주변은 다들 부자들인지 대출을 받아본 경험들이 많이 없고, 게다가 기금 대출에 재직 기간이 짧다는 특수성도 있어서 더더욱 정보가 귀했다. 속시원히 물어보고 대답을 들을 수 있는 곳도 많지 않아서 더 답답했던 경험. 아마 다음번에 이사하거나 증액하게 되면 또 한 번의 난장판이 있지 않을까 싶다. 그 꼴 안 보려면 집을 얼른 사야지,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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