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가는 물결처럼 지나가는 바람처럼

by 로제

흘러가는 물결처럼 지나가는 바람처럼 살고 싶었다. 그렇지만 나는 나에게 자꾸만 틀을 만들어 벗어나지 못하게끔 만들었다. 자유롭고자 하는 나의 열망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살아감에 가장 중요한 것이었다. 흘러가는 물결이, 지나가는 바람이 되고 싶다면 나도 그저 내 마음의 흐름을 따르면 되는데. 나를 내보일 수 있는 사람과 함께일 때 행복했는데, 나는 왜 스스로를 가두려 했을까. 나를 내보여도 된다는 믿음이 다른 사람에게 생겨도, 나는 왜 스스로에게 그만한 믿음이 없었을까? 나는 나를 믿으며 산 게 아니라 타인의 시선을 믿으며 산 게 아닐까. 흐름에 따라 살아가는 것들을 아름답다고 느끼듯 나도 나의 흐름을 따라 산다면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흘러가는 모든 건 의식하지 않아서, 드러내지 않아서 아름답다. 나도 의식을 내려놓다 보면 나인 채로, 아름다운 걸 잊고서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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