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ssy | Reflets Dans L'eau
도란 것은 인간의 가치나 편협된 생각에 갇히는 순간 이미 도가 아닙니다. 《도덕경》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네가 알고 있는 방법만 옳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완벽한 도가 아니다!"
-박재희, '1일 1강 도덕경 강독'
도덕경에서 말하는 도道는 마치 물과도 같다.
물은 만나는 물체에 따라 형태를 달리하고, 부드러운 듯하나 강하고, 낮은 곳으로 흐르는 성질이 있다.
아무런 맛도 나지 않고, 스스로 과시하지도 않지만 물은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때로는 바위를 뚫을 정도의 저력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같은 물의 속성을 지닌 사람이 도덕경에서 말하는 도의 속성을 지닌 사람이다.
그런데 세상을 보면, 사람들은 도덕경에서 말하는 이 도道와는 정반대의 논리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게 옳다고 목소리를 내려 하고, 내가 이룬 것에 대해 과시하며, 부드러워 보이기보다 강해 보이려 애쓰고,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더 올라가려고만 할 뿐 아래는 보지 않으려 한다.
왜? 세상에서 말하는 성공을 이루고, 또 유지하려면 도道와 반대되는 행동을 따라야 하니까.
많은 유명 인사들이 도덕경을 인생 책이라 여기며 권하지만, 과연 책 속 가르침대로 실천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의문스럽다.
그래서인지 노자의 가르침이 더 쟁쟁하게, 고독하게, 진실되게 다가온다.
...
그러므로 옛말에도 있나니
밝은 도는 어두워 보이고
앞선 도는 뒤처진 것 같고
평탄한 도는 어그러져 보이고
높은 덕은 텅 빈 골짜기처럼 보이고
아주 깨끗한 것은 더러운 것처럼 보이고
넓은 덕은 부족해 보이고
...
-도덕경, 제41장 중
노자의 철학은 우리의 상식과 반대된다 하여 반反의 철학이라고도 한다.
모든 만물과 사건이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는 건, 어떻게 보면 너무도 당연한 세상의 이치다.
그저 지금 눈앞에 나타난 현상에만 골몰하기에, 언제든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인지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데 세상이 양면성을 품고 있음을 미처 떠올리지 못해 괴로웠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인가.
비교와 판단, 다수가 말하는 논리에서 벗어나
물처럼 흐르듯 나의 길을 가고 싶다면
내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님을 인정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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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bussy | Images I, L. 110: I. Reflets Dans L'e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