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수집 시작
어제(10.17)부터 꼭 해야지 마음먹은 일이 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동안 아무거나 끌리는 책을 펼쳐서 몇 장 읽어보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적어오는 일이다.
도서관을 매일 가는데 뭘 얻어갈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끝에 떠오른 아이디어였다. 일하는 동안 다행히 책 읽을 시간을 만들 수 있고, 단 5분이라도. 일이 그다지 고되지 않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내가 도서관에서 파트타임을 할 수 있게 된 것에 더욱 감사했다. 일하는 즐거움이 하나 더 늘어서 기쁘다.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 사라 쿠트너
그제야 난 남몰래 때늦은 수치심에 괴로워한다. 하지만 새로운 적이 나타나면 난 또 언제 그랬냐 싶게 순식간에 세상에서 가장 빨리 가속도가 붙는 감정 기계로 돌변해버린다. 난 실수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p19
실수를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는 마지막 문장 때문에 골랐다. 이 문장에 끌렸던 이유는 나와 같아서다. 나도 실수를 많이 해왔고, 지금도 하는 중인데 여전히 나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것이다.
실수가 일어나는 그 지점에 '감정'이 있었다. 그 감정은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다. 표현해보자면 뭔가를 재촉당하는 듯하고 그래서 어서 빨리 결정하고 이 괴로움에서 편해지고 싶어 하는 조급함과 비슷했다. 어린아이가 사탕을 뺏길까 봐 애가 타서는 먹어서는 안 되는 시간에 얼른 집어삼켜버리고 마는 행동과 비슷했고, 누군가의 돈을 훔치고 그 사람에게 쫓기는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 지점에서 그럴 때마다 나는 남들은 잘하지 않는 선택을 해왔다. 인생에 아무 쓸모가 없는 무모한 짓거리였다. 부끄러운 행동이었다. 지금에서야 그 행동들이 부끄럽다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당시에 나는 곧잘 치기를 부리곤 했다.
뭐 대단하다고...
범죄까진 아니어도 적지도 못할 만큼 부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