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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리누나 May 15. 2024

이십이일. 가진통

여름 샌드위치


‘이게 가진통인가?’


바로 어제 가진통과 진진통에 대해 대강 알았는데, 해가 뜨기 전 새벽 다섯 시쯤 되었을까.

배가 싸르르 당기듯 아파 잠이 깼다. 겪어본 적이 없으니 무슨 통증인지 모르겠고 하지만 전에 없던 강도와 느낌, 어제 들었던 가진통의 설명과도 조금 다른 것 같은데.

계속 아프지는 않아 이내 다시 잠이 들기는 했다. 친구는 가진통 맞는 것 같다고 했지만 새벽 이후 비슷하게 또 아프지는 않았다.


막달이라고 해서 고비는 다 넘겼고 분만만 남았다, 생각하면 안 된다고 했다.

여전히 임신중독증 가능성이 있고 하체 부종, 임신성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이 마지막 몇 주 안에 갑작스럽게 생길 수 있다고.

조금 무리한 일박이일 여행을 다녀왔더니 골반을 잇는 허리 후방이 아파 며칠 째 고생하고 있는 본인이다. 배뭉침 외에는 걷는데 문제없다 생각했는데 체중이 십 킬로 이상 늘어난 몸을 이끌고 오래 걷는 것은 역시나 무리였던 것이다. 필라테스를 꾸준히 하고 있고 몸무게가 위험할 정도로 늘어난 것도 아니고, 정말 ‘곧 출산’이 ‘거의 끝’이라는 생각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여행도 여행이고 중고 거래도 몇몇 다니고 혼자 카페도 참 열심히 간 요즘을 반성한다.


간단하게 통밀빵에 그릭 요구르트, 채 썰어 물기를 뺀 오이, 삶은 유정란 그리고 참외 반 개로 아침을 먹고 남편과 ‘쉬러’ 나갔다.

일명 ‘가족탕’, 커다란 욕조가 있는 객실을 빌려 몸을 담글 수 있는 곳으로, 만삭의 몸으로 공중목욕탕은 위험한데 분만 전 때 한 번 벗기고 싶었다. 남편이 시원하게 때를 밀어주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갔더니 한결 몸이 나아진 기분이다. 오래 물에 들어가 있고 싶었지만 몸이 뜨거워지면 태아가 숨쉬기 힘들다고 하니 15분을 넘기지 않았다.


몸이나 마음이나 잠시 방심했을 때 그 틈을 잘 알고 찾아오는 고통이란 녀석.

조심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남은 기간 조금 조신해져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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