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정치적 참견시점'
참견은 ‘눈‧코‧입’으로 한다. 한자 참여할 참과 볼 견이 합쳐진 참견은 ‘눈’으로 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참견하기 좋아하는이란 뜻의 영어단어 nosy는 상대에게 ‘코’가 닿을 정도로 얼굴을 들이민다는 데서 유래했다. 눈을 부릅뜨고 코까지 킁킁대며 하는 참견의 끝은 ‘입’이다. 여기저기 끼어들어 이래라저래라 한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3월 18일 ‘정치에 참견해 보는 시간’ <정치적 참견 시점>이란 코너를 시작했다. 우리가 왜 정치에 참견해야 할까. 정치는 참견하기 전과 후로 달라진다고 <정치적 참견 시점>은 말하고 있다. 정참시의 ‘눈‧코‧입’ 참견을 해부해본다.
‘정치에는 국민 누구나 마음껏 참견해야 한다’ <정치적 참견 시점(정참시)>이 처음 시작하며 밝힌 취지다. 정치에 다가가기는 쉽지 않다. 정치권의 말 한마디, 정치인의 행동 하나에도 의도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하나하나 따져볼 여유는 없다. 남의 일이라며 정치를 내버려 둘 수도 없는 일이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정치, 그래서 ‘참견’이 필요하다. 정참시는 이 지점을 파고들었다. 어려운 정치권 뉴스를 쉽게 풀어주는 것, 시민들이 정치에 다가설 기회를 열어주는 셈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정참시는 정치권의 숨겨진 의도를 내보이는 데 집중한다. 시청자들이 직접 정치의 속내를 확인하게 만드는 것이다.
4월 8일 자 정참시에선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원장의 발언에 참견했다. 탈원전 정책 때문에 강원도 산불이 났다는 요지의 발언이었다. 정참시는 강원도 산불을 정쟁 소재로 삼았다고 꼬집었다.
참견하기 전과 후 해당 발언에 대한 시청자의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무심코 보고 들었던 행동과 말 한마디에도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정치에 한 걸음 더 들어가게 된다.
정참시는 정치권을 비추는 데 그치지 않는다. 참견을 통해 언론 본연의 역할인 ‘권력 감시’에 이른다. 눈으로 보는 데서 나아가 정치에 코를 들이밀고 본격적으로 간섭하는 셈이다. 정치권의 관심 끌기에 가려진 이면을 잡아내면서다.
4월 9일 자 정참시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복을 입고 의정활동을 한 데 대해 패션 정치라고 이름 붙였다. 이에 정책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며 함의를 짚었다.
앞서 4월 3일엔 비판 수위가 더 높았다. 여야 할 것 없이 제주도를 방문해 제주 4.3 추도식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서다. 정치권이 제주 4.3을 챙기는 듯 보였지만 정작 진상규명과 희생자 명예회복을 위한 4.3 특별법은 국회에 계류돼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치가 해야 할 일은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는 데 있음을 참견을 통해 상기시켰다.
<정치적 참견 시점>은 이제 막 발을 뗐다. 앞으로 눈‧코‧입이 모두 즐거운 참견을 위해 정참시에 ‘참견’을 더해본다.
-참견 강화하기
정참시는 ‘지켜봐야겠습니다’로 참견을 끝낼 때가 많다. 지켜본다는 건 눈으로 보는 참견에 그친다. 참견은 끼어들고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까지 포함한다. 정치가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정참시가 ‘입’을 열고 참견을 강화해야 한다. 정참시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참견 공유하기
정참시의 참견은 시민과 정치권의 연결통로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시민의 참견’도 함께하는 건 어떨까. 정치인이 직접 참견을 듣는 기획도 생각해볼 수 있다. 참견을 공유하며 시민과 정치권은 가까워지고, 정참시는 참견을 확장해 시청자와의 소통을 늘리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정치에 참견은 유용하다. 멀게만 느껴졌던 정치와 거리를 좁히고, 나아가 정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달라지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참견엔 눈‧코‧입 어느 하나도 빠질 수 없다. MBC <정치적 참견 시점>은 눈‧코‧입으로 하는 참견, 그 기본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달려가야 할 길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