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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목 Jan 30. 2022

‘탈모 공약’이 불러온 포퓰리즘 논란

에디터 레터_ 2022년 01월 24일

오프닝
포퓰리즘은 ‘민주주의 그 자체에 의한 그림자다’
  

- Canovan,  Margarter. 1999. “Trust the People! Populism and the Two Faces of Democracy.” Political Studies 47: 1, 2-16.


최근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씨는 개인 SNS에 ‘Latinx’에 관한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Latinx’는 ‘라틴계’를 칭하는 단어로, 단어의 성별을 나타내는 스페인어 어미 사용을 지양하는 흐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단어 사용에 대한 찬반은 분분한 듯하나, 함께 살펴보면 흥미로울 듯해 가져왔습니다.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진 J. D. 밴스가 최근 팟캐스트에 나와 이 단어를 “Latinks(라팅스)”라고 발음했습니다. 보편적으로 ‘Latinx’의 발음은 “라티넥스”라 불립니다. 그가 실제로 사용하는 단어가 아니며, 글로만 접해봤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해지는 지점입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하며 합리적 보수로 자리매김하던 밴스는 2022년 상원의원 선거에서 오하이오주 공화당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힌 후 반 트럼프 노선의 흔적을 지우고 있습니다.


‘소확행 공약’, ‘심쿵 공약’. 거대 양당 후보들이 내세우는 생활밀착형 공약 시리즈입니다. 개인 SNS에서나 보던 표현들이 대선 주자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쉽게 보기 힘든 장면인 것 같습니다. 대선 주자들과 새로운 공감대가 형성되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할 수 있을까요? 이 같은 낙관론을 펼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합니다. 5년 간의 국가 비전과 시대 정신의 빈자리를 생활밀착형 공약이 대체하면서 ‘포퓰리즘 경쟁’이란 비판이 가해지고 있습니다.


포퓰리즘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국민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대통령은 비난이 아닌 칭찬 받아 마땅한 것 아닌가요? 이 같은 시각에서 이재명 후보는 과거 “나는 포퓰리스트”라고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실용적인 공약들을 성공시킨 합리주의자라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표현이죠. 하지만 포퓰리즘에 담긴 근본적인 우려는 선거 직전 지키지 못할 공약들을 쏟아내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당선 후엔 이를 지키지 않는 정치인들의 무책임성에 대한 문제 제기입니다.


대통령은 ‘소확행’과 ‘심쿵’이란 단어가 포괄하지 못하는 국민적 요구를 이행해야 합니다. 국민의 삶을, 단순히 글이 아닌 진정으로 이해하는 후보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윤동주 시인의 ‘쉽게 씌어진 시’는 시인의 ‘슬픈 천명’을 담았습니다. 그가 느꼈을 부끄러움을, 정치인들은 ‘쉽게 씌어진 공약’에서 느껴본 적 있을까요. 대선 D-44. 어느 때보다 신중한 유권자들의 선택이 요구됩니다.


2022.01.24.

에디터 바이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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