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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코넛 Sep 12. 2024

그친 비를 바라보면서

살다 보니, 엉뚱한 기대를 갖는 날도 있다.


학교 일정을 마치고, 

교내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비가 다시 내리길 기다렸다. 


비가 그치길 기다릴 사람과 견주면 강한 바람은 아닐 수 있지만, 

비가 다시 내리길 기다린 이유는 단순했다. 장화를 신었고, 

우산도 있어서 비와 마주할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는 심리 때문이다. 

장화를 신은 날은 물구덩이를 피할 이유도 없고, 

오히려 내 걸음으로 인해 튕기는 

물방울들의 소리를 들으면 신나고 즐거워져서

동심과 닿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기대가  

비가 다시 내리길 기다린 이유랄까?



물론 약속 시간까지의 여유가 

그런 터무니없는 바람을 갖게 한 중요한 요소다.



한 친구든 동년배로 몇 달 전에 만났었고 

또 다른 친구들보다 자주 만나는 편에 속했지만 

다른 한 친구는 연배가 어리고 몇 년 동안 못 만났던 친구라 

못 만나고 지낸 시간 동안에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살이 조금 쪘을 뿐 그대로였다. 

만남이 길어져서 오늘은 글을 길게 쓸 기력도 없다.



만남은 반갑고 

쌓였던 이야기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난 야심 없이 사는 삶이 가치가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어. 

하지만 그런 삶은 따분할 거야. 

물론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내가 선택한 영역의 활동에 다소 재능이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내 손에 들어온 권력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내가 아는 많은 사람의 수중에 들어갈 때보다 

훨씬 더 발전할 것 같단 말이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발췌



꿈꾸는 사람을 야심가라 말할 수 있다면 

나는 야심가를 좋아한다. 

꿈꾸는 사람은 주어진 시간을 즐겁고 열심히 살 

자세를 갖춘 사람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흐름이 빠른 시대에 

꿈이 없다면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하다 지치기 쉽기에 

꿈꾸는 사람이 되라고 나 자신에게 말하곤 했다. 

내가 내게 주는 프로젝트를 주기별로 진행하는 이유도 

이런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루해지지 않으려면 지루해질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불면증이 두려울 때 잠을 못 이룰까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죠.”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발췌



자정이 되기 전에 씻고 

하루를 마무리하자는 마음이 강한 관계로 오늘은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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