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엉뚱한 기대를 갖는 날도 있다.
학교 일정을 마치고,
교내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비가 다시 내리길 기다렸다.
비가 그치길 기다릴 사람과 견주면 강한 바람은 아닐 수 있지만,
비가 다시 내리길 기다린 이유는 단순했다. 장화를 신었고,
우산도 있어서 비와 마주할 만반의 준비가 되었다는 심리 때문이다.
장화를 신은 날은 물구덩이를 피할 이유도 없고,
오히려 내 걸음으로 인해 튕기는
물방울들의 소리를 들으면 신나고 즐거워져서
동심과 닿을 수 있는 시간이라는 기대가
비가 다시 내리길 기다린 이유랄까?
물론 약속 시간까지의 여유가
그런 터무니없는 바람을 갖게 한 중요한 요소다.
한 친구든 동년배로 몇 달 전에 만났었고
또 다른 친구들보다 자주 만나는 편에 속했지만
다른 한 친구는 연배가 어리고 몇 년 동안 못 만났던 친구라
못 만나고 지낸 시간 동안에 어떻게 변했을지 궁금했다.
그런데 살이 조금 쪘을 뿐 그대로였다.
만남이 길어져서 오늘은 글을 길게 쓸 기력도 없다.
만남은 반갑고
쌓였던 이야기가 많아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난 야심 없이 사는 삶이 가치가 없다고는 말하지 않겠어.
하지만 그런 삶은 따분할 거야.
물론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지.
하지만 난 내가 선택한 영역의 활동에 다소 재능이 있는 것 같아.
그리고 내 손에 들어온 권력은 그것이 어떤 것이든
내가 아는 많은 사람의 수중에 들어갈 때보다
훨씬 더 발전할 것 같단 말이야.”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발췌
꿈꾸는 사람을 야심가라 말할 수 있다면
나는 야심가를 좋아한다.
꿈꾸는 사람은 주어진 시간을 즐겁고 열심히 살
자세를 갖춘 사람이기 때문이다.
변화의 흐름이 빠른 시대에
꿈이 없다면 이리저리 끌려다니기만 하다 지치기 쉽기에
꿈꾸는 사람이 되라고 나 자신에게 말하곤 했다.
내가 내게 주는 프로젝트를 주기별로 진행하는 이유도
이런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루해지지 않으려면 지루해질 거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그것은 불면증이 두려울 때 잠을 못 이룰까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같은 이치죠.”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에서 발췌
자정이 되기 전에 씻고
하루를 마무리하자는 마음이 강한 관계로 오늘은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