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깊은 집에 갇힌 불면증 환자 D의 이야기(2)

매일 돌멩이 세 개를 주워온다

by Dahl Lee달리


매일 한 시간의 산책 동안 그녀는 길에서 예쁜 돌멩이 세 개를 주워온다. 주워온 세 개의 돌은 깨끗이 닦여 우물 안으로 던져 넣어진다. 왜 더 많이 주워오지 않냐고? 그녀는 심각한 불면증 환자이기도 하지만, 심각한 강박증 환자이기도 하다.


돌멩이 세 개. 그것이 그 의식이 시작된 첫날 그녀가 결정한 개수였다. 나름의 이유는 있었다. 그날은 꼭 사야 하는 식료품의 무게가 무거웠다. 그리고 식료품점까지 이어지는 길에 주워올 만큼 마음에 드는 돌멩이도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쓸만한 돌을 줍기 위해선 숲길로 들어가야 했지만, 그날 그녀에게는 그럴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그렇게 그녀는 의식의 첫날, 예쁘고 큰 돌멩이 세 개를 주워와 우물에서 길어낸 차디찬 물로 돌 세 개를 공들여 씻었다. 세 개의 돌은 하얀색, 푸른색, 핑크색을 은은하게 띠고 있었다. 그녀는 충충한 우물물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세 개의 돌을 하나씩, 첨벙, 물에 던져 넣는다. 우물물은 너무 맑아서 그동안은 오히려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가라앉다가 마침내 바닥에 자리 잡는 돌을 보며 그제야 우물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었다. 깊다. 그러나 메우는 게 영영 불가능할 만큼 너무 깊지는 않다.


그녀는 그렇게, 매일 세 개의 돌을 주워와 조금씩 우물을 메우기로 결심했다.

이전 04화우물 깊은 집에 갇힌 불면증 환자 D의 이야기(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