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깊은 집에 갇힌 불면증 환자 D의 이야기(3)

저주의 시작

by Dahl Lee달리

사실… 돌멩이의 숫자가 세 개를 넘어가지 않은 이유는 하나가 더 있었다.


그녀는 그 감옥을 사랑한 것이었다. 저주의 시작도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철없던 시절 그녀는 그 집과 사랑에 빠져, 그곳에 스스로를 유폐하는 저주를 건 것이었다.


집과 사랑에 빠지는 것이 가능하냐고? 가능하다. 사람들은 온갖 것과 사랑에 빠지니까. 책에, 음식에, 도박에, 돈에, 동물에, 그리고 자신의 욕망이 투영된 온갖 어처구니없는 대상에.

세상의 숱한 사람들처럼 그녀는 그 집과 사랑에 빠진 것이다.


그녀는 유년기동안 한 번도 제대로 된 집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이곳저곳을 전전하며 자랐고, 그 어느 곳에서도 아이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사랑과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그녀에게 그 안락하고 안전한 붉은 벽돌집과 그 옆의 넓은 정원은 꼭 차지하고 싶을 만큼 욕심나는 곳이었다. 그렇게 그녀는, 자기와 그 집을 하나로 묶는 저주를 걸었다. 영원히 이 멋진 집과 함께 하기를. 나는 이 집의 일부가 되고, 이 집은 나의 일부가 되기를.


마녀도 아니고, 평범한 사람이 저주를 거는 것이 어떻게 가능하냐고? 그녀에게는 영적 능력이 있었다. 간절히 원하고 생각하는 것을 어떻게든 이루는 재주였다. 그것은 때로는 축복이 되기도 했고, 어떤 때는 저주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그녀의 그 영능력이 이 저주의 원천이었다.


다만, 그녀도 자신이 부린 재주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그 능력의 맹점이었다. 그녀는 자기가 스스로를 가두었다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나 우물이 다 메워지는 날, 그녀는 정말로 그 집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 그녀가 이제 그것을 간절히 믿고 소망하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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