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실 간판

늘 푸른 북카페

by 무이
우리 교실.jpg 우리 교실은...

우리 반 금손 정아가 교실 간판을 만들어 붙였다. 순식간에 뚝딱 만들었다. '늘 푸른 북카페'? 참신하지는 않지만, 아이가 만든 것이니 "오! 멋지다."라고 칭찬을 한다. 푸른색과 오렌지색의 어울림 하며, 단숨에 쓴 물 흐르는듯한 필체 하며... 우리 정아 말고 누가 저렇게 그리겠는가? 여백에 그려 넣은 노란 해님과 핫핑크 오리와 미니버스에는 무슨 심오한 의미가 담겨있는지 묻지 못했으나, 글자 '늘' 위에 조그맣게 얹어놓은 야자나무 두 그루에 눈이 머물자 '하!'하고 진심으로 감탄을 하고 말았다.


아이들의 집이고 방이다.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사는 곳이다. 주중에는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낮 시간 대부분을 아이들은 교실에서 산다. 아이들이 집에서 교실을 떠올리면 마음이 '푹'해지며 입꼬리가 2밀리미터쯤 올라가고 내일 아침 등교시간을 기다리게 되면 좋겠다. 그런 곳으로 만들고 싶다. 매일의 등교는 하루 여행이고, 학교 곳곳은 아이들이 예뻐지는 곳, 오래 간직하고 싶은 포토존이 되는 것이다.


우선 교실에 이름을 지어서 출입문 팻말 아래 붙여본다. 느낌 없는 건조한 숫자로 학년과 반 정보를 알려주는 팻말에 계절별로 간판을 만들어 붙여본다. 느낌 있는 학급 대문 만들기. 하지만 나는 그림을 못 그리니 아이들에게 부탁한다. '늘 푸른 북카페'는 다분히 담임인 나의 마음을 읽은 영리한 아이들이 정한 것이다. 책과 카페와 식물을 좋아하는, 아니 좋아하는 듯 보이는 담임의 마음에 들게 조합한 것이다. 삼시세끼 독서라고 쉬는 날까지 아침 점심 저녁으로 독서 알림 톡을 보내고, 꽃나무 화분을 가져와서 창가에 놓고, 아이들과 카페 순례를 다니는 담임이 좋아할 간판이다.


아! 101호 102호 1203호 1204호, 세상의 모든 아파트 현관문에 가족들이 의논해서 이런 걸 만들어 붙이면 어떨까?

늘 푸른 정원, 홈 스위트 홈, 냥이가 기다리는 집, 당신과 나의 보금자리, 우리 집

단단하고 차가운 철문이 조금 말랑말랑해질까?

'배달, 감사합니다!'

이것도 괜찮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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