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승수 May 21. 2019

마지막을 준비하며

[세계여행 Day 49]

 "며칠 뒤에 나 여기 떠나."


들릴랑말랑한 작은 소리로 내뱉은 이 한 마디에 라훌은 열심히 하던 게임을 멈추고 날 쳐다봤다.  


 "갑자기? 왜?"
 "음...가야하니까?"
 "...왜? 가지마."
 "가야지. 여기서 평생 살 순 없잖아."
 "왜?"
 "날 기다리는 사람이 있어."
 "기다리는 사람이 있으면 가야되는 거야?"
 "그래야지."
 "그럼 나도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언젠가 다시 꼭 와야 해. 알았지?"


 13살 소년의 작은 새끼손가락에 내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그래서 나는 이곳에 다시 올 수 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갠지스강 가트에서 항상 연을 날리며 놀던 라훌




매거진의 이전글 조금만 더 있을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