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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린 May 05. 2022

시더분한 잡담 모음

                                                            

- 자기 전에 핸드폰 보는 습관을 못 버리겠다. 핸드폰으로 뭐 그리 중요한 걸 보냐면... 중요한 건 없다. 그냥 네이버 메인 화면을 기웃거리다가 흉악 기사들 좀 읽고, 카카오 페이지나 시리즈와 리디에서 업데이트된 웹툰과 웹소설을 하나씩 보다보면 새벽 1시가 된다. 그러다가 눈이 견딜 수 없이 피곤해지고 잠이 오면 잔다. 약 1시간 넘게 핸드폰을 붙잡다가 잠드는 것이다. 최악은 다음날 아침이다. 전날 눈을 혹사시키며 잔 탓에 눈을 뜨기가 매우 힘들다. 무척 뻑뻑하고 아프다. 그래서 머리 맡에 인공 눈물을 몇 개 가져다 두고는, '오늘 밤에는 절대로 핸드폰을 보지 않으리라'라고 굳게 결심한다. 일어나서 오디오북 틀고 온열 안대도 한다.

그리고 이 굴레가 2주째 이어지고 있다.



- 4월에는 일이 바빠 정말 죽을 거 같았는데 다행이 죽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은 일본 골든위크라서 연락도 별로 없다. 아주 널널하게, 진행 중인 번역만 착실히 해내고 있다. 무척 좋은 플로우다. 하지만 5월이라 다들 뭔가 설레이는 건지, 번역가말고 작가로서 문의나 소감 메일을 평소보다 많이 받고 있다. 최근에 받은 독자님의 메일은 참 너무 감사해서, 동네방네 자랑하려고 이렇게 박제한다. 독자님께 허락도 얻음.


솔직하게 <한 달의 교토>는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은 책이라, 인스타에


<내가 쓴 5권의 책들 중 사실 <한 달의 교토>는 좀 호불호가 갈리는 책이다. 책을 세상에 내보냈으니 어느 정도의 혹평은 감내해야 하는 게 책을 쓴 사람의 숙명 아닐까 싶지만, 그래도 안 좋은 서평을 읽으면 남편이나 친구들에게 씩씩대는 소심한 타입이다. ㅋ 이 책의 후기를 찾아보면 교토 매니아가 '한 달이나 있었으면서 유명 관광지 밖에 안 갔어?'라며 어이 없어하는 경우도 있었고, '이 사람 성격이 좀 그렇다'라는 서평도 있었다. 맘에 안 든다는 서평들이 좀 있음 ㅋ 물론 나도 교토 가기전에 '유명 관광지를 담을 것인가vs숨겨진 명소 탐구로 할것인가'로 고민을 많이 했음. 하지만 나는 대중적인 책을 쓰고 싶었고, 애초에 교토에는 15년 전에 딱 한 번 가본 사람이 숨겨진 명소 탐구 따위를 할 수 있을 리가 없다는 생각에 유명 관광지 순회로 결정했다. ㅎㅎ 뭣도 모르는데 아는 척하면서 숨겨진 명소를 굳이 가야하나 싶기도 했음. 타깃 독자 중에는 교토 매니아보다는 교토 매니아가 아닌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는 판단도 있었고ㅋ 아무튼 호불호가 많이 갈려서 나름 서평을 찾아보기 무서운 책인데 ㅋㅋㅋㅋ 아주 재밌게 읽었다는 감사한 팬레터를 받아서 큰 위로가 되었다.>

라고 코멘트를 남기면서 자랑했다. 참 감사하다.



-작년에는 책을 한 권도 번역하지 않았으니 올해는 책을 좀 번역해보고 싶다- 라고 생각했지만, 아직까지 올해는 게임만 주구장창 번역하고 있다. 주구장창... 정말 질리도록... 네버 엔딩 게임 번역...

하긴, '책을 번역해보고 싶다'라고 생각만 하고 있을 뿐, 이를 위한 노력은 전혀 안 하고 있다. 그냥 어느 출판사에서 제안이 와서 진행하게 되면 참 좋겠다. 그리고 그게 꾸준히 이어지면 참 좋겠다.



- 우리집 고양이 윈터(풀네임: 윈터 바르보사 주혁 하이브리드, 현재 림포마와 신부전 환묘. 나이 1살 반, 스테로이드를 먹고 수액을 맞고 있음. 이상 TMI)는 아프기 전에는 입맛이 까다롭지 않았는데,(많은 종류의 건식을 먹여본 게 아니라 확신은 못하지만) 아프고나서 올 습식으로 전환하고 나니 입맛이 좀 까다로우신 듯하다. 로투스 돼지고기 파테캔을 산답시고 내가 로투스 터키&야채 캔을 12개나 사버렸는데, 안 드셔서 처치 곤란이 됐다. 그래서 오늘 당근에 팔러 간다. 다행이도 사겠다는 분이 금방 나타났다. 돼지고기냐 칠면조냐의 차이가 꽤 큰 거 같다.


- 어제 자취하는 친구집에 다녀왔다. 몸이 아픈 친구는 얼마 전에 암 수술을 받았고, 조금 회복한 뒤에 어떤 이유로 자취를 시작했다. 혼자 살기에 딱 좋은 오피스텔에서 필라테스도 다니고 혼자 반찬도 만들어 먹는 친구의 생활이 여유로워 보였으나, 자정까지 반찬을 만든다는 이야기에 '정말 열심히 먹고 사는구나, 그래 먹고 사는 게 제일이지'라고 생각했다.


- 오늘 분명 어린이날인데 정말 토요일 같다.


- 얼마 전에 쇼파 길이를 재려고 줄자를 잔뜩 뽑았는데 다시 안 들어가는 거다. 정말 안 들어갔다. 그래서 대충 말아서 보관했는데, 남편이 보더니 "당신 남편은 줄자 전문가야"하면서 줄자를 휙 원상복귀시키는 게 아닌가. 무척 무척 신기했다. 신기방기.


- 무지 위크를 맞이해 무인양품에서 소소하게 실내화와 주방 집게와 봉지 클립 등을 샀다. 무지는 묘하게 비싸다. 하지만 막상 사면 무척 잘 쓴다. 사실 쓰레기통을 하나 살까 고민하다가 그냥 왔는데, 아무래도 사야할 거 같기도 하고... 쿠팡에서 산 쓰레기통의 부품이 망가지는 바람에 계속 바세린 따위를 올려놓고 닫아놨었는데, 어제 순간접착제로 일단 고쳐놓긴 했다. 하지만 열리고 닫히는 게 아무래도 불안하다. 그냥, 쓰레기통 정도는 고장나지 않고, 벌레도 꼬이지 않고, 봉투도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고, 열고 닫힘 문제도 없는 완벽한 제품이 하나쯤 존재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인류는 아직 갈길이 멀다.


- 밀가루 적게 먹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사실 밀가루 짱 좋아한다. 짱 맛있어. 소금빵, 파스타, 칼국수, 케이크, 스콘, 치아바타, 포카치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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