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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톨로지 Mar 03. 2017

외로움과 배고픔의 상관관계


친구가 넘쳐나는 SNS 시대, 우리는 외로움의 수렁에 빠져 있다.

외로움을 못 이겨 충동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후회를 하고, 상처를 받고, 다시 혼자가 된다.

외롭기 때문에 누군가와 술을 마시고, 울고, 책을 보고, 영화를 본다.

그 시간만큼은 혼자라는 사실을 잊을 수 있으므로.


하지만 혼자 집으로 걸어 들어와 불이 꺼진 현관에 들어섰을 때,

혼자라는 사실은 뼈아프게 마음을 저민다.

그렇다고 누군가 옆에 있다고 그 외로움이 달래지는 것도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관심을 필요로 한다.


인터넷을 떠도는 '관심종자'도, 존재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히키코모리도

키보드 앞에서는 분노와 기쁨이 뒤섞인 글을 싸지르며 존재를 드러낸다.

외롭고 힘들어서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이 인터넷으로 자신의 죽음을 생중계 하는 세상이다.

절박하고 괴로운 순간일수록 우리는 혼자 있고 싶어하지 않는다.

밥을 먹어야 살아갈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관심을 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외로울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과 고통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은 같다고 한다..[i]

외로움은 칼에 찔린 것과 같은 고통인 것이다.



삶은 원래 지독하다.

인간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다.

하지만 상처가나면 약을 바르고 병원에 가서 꿰맬 줄 아는 우리는,

외로움에 대해서만큼은 지독히도 무지하다.


외로움에 바를 약은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그 해답을 밖에서 찾는다.

자신을 아끼는 사람이라면,

멀쩡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외롭다는 이유로 원나잇을 하지는 않는다.


대부분은 그저 인간이 섬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가며 혼자 외로움을 달랜다.

연예인이나 모델같이 예쁘고 능력 있는 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 것이 현명한 방법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우리는 모두 저마다 외로움을 견디는 법을 알아간다.

외로움은 견디다 보면 지나가고, 그러다 보면 조금 더 빨리 흘려 보내는 법을 익힐 수 있다.

현명한 사람은 그 외로움을 생산적인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을 알고 있다.


외로운 시간에 자기 안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 필요한 공부를 하고 책을 읽는다.

당신을 한층 성숙하게 한 것은, 그렇게 견딘 혼자만의 시간들이다.

기나긴 장마와 혼탁한 더위가 가을의 열매를 풍성하게 하듯,

아프고 어두운 외로움의 시간은 내면의 풍요를 이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은 다 그와 비슷하다.

견디고 나면 더 강해질 수 있다.

배고픔도 마찬가지다.


우리 세대는 적어도 먹을 것이 없어서 굶지는 않았다.

다이어트 중인 당신의 배고픔은,

그래서 친구들 사이에서도 외로움을 느끼는 십대 소녀의 외로움과 닮아 있다.


칼로리가 낮아서,

건강에 좋아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음식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건

친구들 사이에서도 여고생이 외로워서 남자와 잔다는 영화 <은교>의 대사처럼 자기파괴적인 행동일 뿐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소리가 개소리이듯,

모든 고통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원하는 시험에 합격하려면 고통스럽게 독서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것처럼,

결과가 예정된 과정에 수반되는 고통은 누군가가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이어트에 수반되는 배고픔은 당신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이겨내야만 하는 고통이다.

맛있게 즐기면서 빼는 다이어트나,

쉽고 빠르게 살을 빼 주는 운동같은 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 눈앞에 펼쳐지는 수많은 다이어트 정보들은

당신의 고통을 미끼로돈을 긁어 모으려는 수작일 뿐이다.

여기에 달려들면 안 된다.


외롭다고아무나 만나면 안 되는 것처럼,

배고프다고 아무 거나 먹어서는 안 된다.

사실 당신은 이미 안다.

갈망에서 비롯된 선택은 당신을 병들게 할뿐이라는 것을.


외로움을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없듯, 위장의 허전함을 달래줄 수 있는 건 없다.

 우리는 견디는 법에 더 익숙해져야 한다.


-피톨로지




-공포다이어트 2장  '다이어트, 마음이 하는 일 '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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