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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롱 Sep 23. 2020

꿈과 함께 사라진 영화를 다큐멘터리로 되살리다

셔커스: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

2018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다큐멘터리 감독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증명한 <셔커스: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 현재 넷플릭스에서 독점 공개되고 있습니다.


오디오 클립 <시스터 후드>에서 추천받고 보게 되었는데 너무너무 좋은 다큐멘터리라 추천드리고 싶었어요.


출처: 넷플릭스
줄거리

<셔커스: 잃어버린 필름을 찾아서)는 감독 자신(샌디 탄)과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적 다큐멘터리다.

급속한 경제 성장으로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네 마리 용 중 하나가 된다. 하지만 사회 전반으로는 경직된 분위기가 흐르던 시대였다. 이때 보수적인 가정에서 자란 샌디와 개방적인 가정에서 자란 재스민은 무시당하는 인디음악과 영화를 즐기며 자연스럽게 라이벌에서 단짝 친구가 된다. 둘은 비교적 자유로운 재스민 집에서 극장의 집을 만들고 대본의 여신을 섬기며 그들만의 세계를 완성해나갔다. 그 결과 14살의 나이에 싱가포르 언더그라운드 록 잡지'빅오'에 기고를 하기도 하고, '익스플로딩 캣'이라는 잡지를 만들어 전 세계에서 팬레터를 받기도 했다.

출처: 셔커스

샌디는 항상 영화를 만들고 싶어 했고 이 둘은 영화 제작 수업에 참여한다. 둘은 여기에서 지금은 절친이 된 '소피'와 국적불명의 교사 '조지 카도나'를 만난다. 샌디, 재스민, 소피 3명의 친구, 특히 샌디는 온화하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영화에도 박식한 조지와 급격하게 친해진다. 급기야 조지와 미국으로 단둘이 여행까지 가게 된다. 이 여행을 마치고 문제의 작품 <셔커스>의 대본을 완성한다. 조지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찍기 시작한다.



(스포)

조지는 미국에서 영화를 편집하겠다며 떠났고 1년을 질질 끌었다. 그렇게 조지는 필름과 함께 사라져 버렸다. 그 후 오랫동안 샌디와 친구들은 없어져 버린 영화를 이야기하며 순수한 열정과 청춘의 꿈이 사려져 가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점점 이 사건으로 인해 샌디는 필름을 잃어버리면서 자신 안에 자유로움, 예술혼, 꿈으로 가는 길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출처: 셔커스

그러던 어느 날 20년의 시간을 지나 필름은 돌아왔다. 조지의 아내로부터 그가 죽었고, 창고에 있는 셔커스라는 필름을 발견했고 찾아가라는 메일이 온 것이다. 하지만 필름은 음성이 모두 지워져 있었다. 셔커스는 이제 영원히 원래 만들려던 영화가 될 수 없었다. 샌디는 그 상태에서 재편집할까 생각했지만 이 일련의 사건과 조지의 행적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셔 커스'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결정했다.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한 사람


샌디는 다큐멘터리를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조지의 행적을 추적했다. 조지는 싱가포르에서 세 친구를 홀렸던 것처럼 유려한 말로 사람들을 홀려 원하던 바를 이뤄내던 사람이었다. 소설가를 꼬드겨 자신의 영화를 위해 4~5년 동안 일하게 했고, 아내의 돈으로 영화 센터를 열었다. 이 영화센터에서도 학생들을 이용해 영화를 만들었다. 그리고 샌디에게 했던 것처럼 영화가 완성되어가자 필름의 일부를 훔쳤다.


본인의 힘으로 이룬 것은 없으면서 제자들이 영화로 성공하는 건 싫었던 사람이었다. 조지 카도나는 전형적인 사기꾼, 사이비 종교 지도자 같은 인간이었지만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를 사랑하고 집착했던 것이다. 영화를 파괴하고 감추는 이상한 방식으로. 나는 그가 본인을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여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틀린 생각이다. 다르다고 표현하지 않겠다. 틀린 거라고 생각한다. 진정으로 영화를 사랑했던 건 괴상한 방식으로 다른 이들의 꿈을 빼앗아 가려고 했던 조지가 아니라 무너져도 끝까지 영화 곁에 남으려 했던 샌디, 재스민, 소피다. 실제로 샌디는 영화 평론가이자 작가, 재스민은 영화 제작자, 소피는 영화과 학과장이 되었다.

출처: 셔커스


그곳엔 행동하는 자와 흔드는 자 그리고 도망자인 셔커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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