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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치우 Oct 15. 2023

[7/10] 미로, 스테레오그램, 직관

초점 맞추기


7. 초점을 제대로 맞춘다.

    

7.1. 우리는 메타가 무엇인지, 인지가 무엇인지, 알아차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우리는 알아차림의 형식에 대해 이야기하였고, 그와 같은 형식에 포섭되는 구체적인 알아차림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7.1.1. 우리는 우리가 음악에서 배경에 집중할 때, 우리가 시야의 외곽에 집중할 때, 우리가 발이 땅과 닿아있는 느낌에 집중할 때, 우리가 호흡에 집중할 때, 어떤 알아차림이 생긴다는 것을 이해한다.

        

7.1.2.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알아차림에 불과하다. 그것은 알아차림 전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알아차림을 하는 것이다.  

    

7.2. 우리는 더 나아갈 수 있다. 알아차림의 형식을 인지하라. 다시 말해 <…는 …다, 는 …다, …>라는 알아차림의 형식 자체를 인지하라.

        

7.2.1. 우리가 <...는 ...다, 는 ...다, …>라는 형식을 인지하는 것은 재귀-재귀 인지인가? 아니다, 그것은 재귀-인지의 일반 형식에 대한 인지이므로 메타-재귀-인지이다.

            

7.2.1.1. 우리의 메타와 재귀에 대한 논의를 상기해보라. 메타와 재귀를 가르는 가장 명확한 기준은 변수가 도입되었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었다.

            

7.2.1.2. 형식을 인지하는 것은 항상 메타적이다.

        

7.2.2. 알아차림이 재귀-인지였던 것과 비교해보라. 우리는 그 차이를 확실히 해야 한다. 이것은 다소 기교적이고 난해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차이를 확실히 할 수 있다.

            

 7.2.2.1. 소크라테스는 사람이다, 라는 것은 범주화이다, 라는 것은 <...는 ...다, 는 ...다, …>의 형식을 가진다. 라는 인지는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인지가 아니다.

    

7.3. 알아차림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때 우리의 직관은 날카롭다.

        

7.3.1. 스테레오그램을 보라. 우리가 스테레오그램을 볼 때 우리는 초점은 그림의 뒤에 맞추면서 동시에 그림을 본다. 이것은 비유이다.

        

7.3.2. 알아차림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면서 인지하라. 우리가 스테레오그램을 볼 때 그림을 보기 위하여 그림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는 결코 그림을 볼 수 없다. 우리가 인지하기 위하여 인지에 초점을 맞추면 우리는 결코 명료하게 인지할 수 없다. 우리가 제대로 인지하기 위해서는 더 멀리 초점을 두어야 한다.

    

7.4. 명상의 본질 역시 알아차림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7.4.1. 명상할 때 우리는 우리가 호흡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우리는 우리의 몸이 바닥에 닿아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끌어내리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우리는 어떤 소리가 들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

        

7.4.2. 우리는 더욱 나아가 우리가 알아차린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형식으로 알아차리는지를 알아차린다.

    

7.5. 우리가 초점을 맞출 때마다 초점을 맞추는 일은 점점 쉬워진다, 우리가 알아차림의 형식을 인지할 때마다 알아차림의 형식을 인지하는 것은 점점 쉬워진다.

        

7.5.1. 자주 다닌 길에는 도로가 생긴다. 우리의 사고 구조는 가소적이다.

        

7.5.2. 우리가 알아차림의 형식을 인지하는 행위는 우리의 사고 구조를 변형시킨다. 우리가 초점을 제대로 맞추면 우리는 점점 많은 것들을 인지하게 되고(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그와 같이 많은 것들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알아차리게 되고), 보이는 것들의 본질을 쉽게 직관하게 된다. 

    

7.6.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엄밀히 하고자 한다.

        

7.6.1. 무엇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 무엇을 보는 것은 - 인지와 알아차림이 다른 것만큼이나 - 다르다.

            

7.6.1.1. 우리가 스테레오그램을 볼 때 우리는 그림의 뒤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림을 본다.

            

7.6.1.2. 우리가 보고자 하는 것과 우리가 초점을 맞추는 곳은 다르다. 우리는 스테레오그램을 볼 때 일종의 의지(무엇을 보려고 하는가?)와 인식(무엇을 보고 있는가?)의 괴리를 만들어낸다.

            

7.6.1.3. 우리가 무엇을 보는 것과 무엇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다른 개념이다. 우리는 무엇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서도 무엇을 볼 수 있으며, 반대로 무엇을 보지 않으면서 무엇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7.6.2. 보는 것, 은 인지의 하위 개념이고, 그러므로 <…는 …다>의 형식을 가진다. 보는 것과 초점을 맞추는 것은 중요한 부분에서 다르면서 또 다른 중요한 부분에서는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초점을 맞추는 것을 {…는 …다}라고 표현할 수 있다.

            

7.6.2.1. 그렇다면 알아차림의 형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는 …다, 는 …다, …>{는 …다}로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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