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의 맛은 원두가 결정하지만, 가게의 온도는 사람이 만든다.
회사를 옮기고 나서부터, 매일 아침 커피 한 잔을 사는 카페가 두 곳 생겼다.
하나는 가격이 저렴해 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이고, 다른 하나는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커피 맛이 좋아 가끔 손님이 오거나 유난히 진한 커피가 당길 때 들르는 곳이다.
싸게 파는 카페는 아침 7시에 문을 연다. 늘 같은 시간, 같은 풍경이다. 사장님은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불을 켜고, 머신을 예열하고, 쇼케이스를 정리한다. 그 시간의 카페는 환하다. 단지 조명이 밝아서가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의 태도가 공간을 밝히는 느낌이다. 그 옆에서 함께 움직이는 직원들도 분주하지만 표정이 어둡지 않다. “좋은 아침이에요”라는 인사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반면, 비싸고 맛있는 커피를 파는 그 카페는 오픈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사장은 보이지 않고, 늘 아르바이트생이 문을 연다. 누군가는 이어폰을 낀 채 계산을 하고, 누군가는 아직 잠에서 덜 깬 얼굴로 주문을 받는다. 커피는 여전히 맛있지만, 가게의 공기는 어딘가 무겁다. 그리고 그 가게의 또 다른 특징은, 아르바이트생이 자주 바뀐다는 것이다. 두 달에 한 번쯤은 새로운 얼굴이 서 있다.
이상한 차이다.
가격이 싼 카페는 직원이 오래 머무르고, 늘 웃으며 손님을 맞이한다.
가격이 비싼 카페는 사람도, 분위기도 자주 바뀐다.
싸게 파는 그 카페의 사장은 이른 아침마다 직접 출근해 모든 것을 준비한다. 커피를 내리는 법뿐 아니라, 가게를 여는 태도까지 몸으로 보여준다. 그에게서 교육을 받은 알바생들은 손님을 대하는 방식이 닮아 있다. 계산 속도보다 먼저 눈을 마주치고, 바쁠수록 더 또렷하게 인사를 건넨다. 정확히 1년쯤 지나 직원이 바뀌었을 때도, 가게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누가 서 있느냐보다, 어떻게 시작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미 그 공간은 알고 있는 듯했다.
물론 다른 카페에도 나름의 사정이 있을 것이다. 인건비, 매출, 운영 방식, 보이지 않는 고민들. 나는 그 내부를 알지 못한다. 다만 오늘도 그 비싼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사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떠나는 가게에는 이유가 있고,
사람이 남는 가게에도 이유가 있다.
커피의 맛은 원두가 결정하지만,
가게의 온도는 사람이 만든다.
아침 7시에 가장 먼저 불을 켜는 사람의 태도는, 생각보다 오래 그 공간에 남는다.
그리고 우리는 매일, 그 태도를 함께 마시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