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인(人)을 바라보는 방식

by 산에태양

사람 인(人).
한자를 처음 배울 때 우리는 이 글자가 사람의 형상을 본뜬 상형문자라고 배운다. 두 다리를 벌리고 서 있는 사람의 모습. 교과서 속 설명은 늘 간결했고, 그 의미는 명확해 보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 글자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내 눈에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 서로에게 기대어 서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혼자 서 있기에 불안해 보이는 인간이, 누군가의 어깨에 살짝 몸을 기댄 채 균형을 잡고 있는 모습 말이다.

어른들을 만날 때마다, 멘토라 불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비슷한 조언을 듣는다.
“너무 무르다.”
“이제는 좀 이악하게 살아야 한다.”
“그래야 이 사회에서 살아남는다.”

그 말들은 언제나 선의로 포장되어 있다. 세상이 얼마나 거친지, 착하게만 살아서는 손해만 본다는 경험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조언들은, 집에서 부모님께 들으며 자라온 말들과는 정반대다.
“더불어 살아라.”
“나눠먹고 살아라.”
“사람을 남기고 살아라.”

솔직히 말하면, 그 가르침대로 살아온 내 인생이 늘 이득이었던 것은 아니다. 손해를 본 적도 많았고, 억울한 순간도 적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왜 나는 저렇게 못할까?
왜 독해지지 못할까?
왜 나는 참고, 성실하게만 살고 있을까?

이 질문들은 쉽게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동안은 잠 못 이루는 밤들이 이어졌다. 남들보다 뒤처진 것 같은 불안, 잘못 살아온 건 아닐까 하는 의심, 그리고 ‘나만 이렇게 바보 같은 건 아닐까’라는 자책까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아주 단순한 결론에 다다랐다.
이게 나라는 것.

사람 인(人)이 두 사람이 기대어 있는 모습처럼 보였던 이유도, 어쩌면 그 결론과 닿아 있었는지 모른다. 인간은 원래 혼자서 완벽히 서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생각. 서로 기대고, 때로는 기대어 주며 살아가도록 만들어진 존재라는 해석 말이다.

이악하게 사는 법을 배우지 못한 것이 결함일까.
아니면 끝까지 사람을 믿으려는 태도가, 아직 버리지 못한 미련일까.

나는 여전히 확신하지는 못한다. 다만 이제는 안다. 내가 바뀌지 못한 것이 아니라, 바꾸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세상이 요구하는 방향과는 다를지라도, 나에게는 나만의 균형점이 있다는 것을.

사람 인(人)은 혼자 서 있는 글자가 아니다.
서로 기대며, 겨우 균형을 이루는 글자다.
나는 그 글자의 모양을, 앞으로도 그렇게 바라보며 살아가고 싶다.
조금은 손해 보더라도, 조금은 느리더라도, 결국 사람 곁에 서 있는 인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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