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경진 Dec 03. 2016

[제주 애월] 새별오름-2

비루한 나의 체력은 짧은 임계점에 다다랐다.

그동안 운동을 못 한 결과물에 당장 내일 아침부터 운동하리라 다짐했다.

몸은 힘들었지만 만성 비염으로 고생한 내 코는 상쾌함을 느끼고 있었다.


새별오름 정상에 끝자락
정상에서 보는 제주 서부 지역

드디어 정상에 왔다. 가파른 언덕을 지나 평탄한 길이 나를 반겨주었다.

가을 억새에 흔들거림도 바다에서 불어오는 맑은 바람도 모든 게 새롭고 좋았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경험에 그저 웃음과 행복만 가득하다.


파란 하늘에 달이 떠 있다. 


정상이다. 잠시 흐르는 땀도 바람에 흘려보낼 겸 털썩 앉았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최소 볼륨으로 음악을 들었다.

잔잔한 피아노곡에 바람 소리가 협주를 한다.

이게 행복인데 난 무엇을 찾고 있나?


햇빛에 반사되는 억새를 보았다. 백발의 노신사가 생각났다. 봄의 청춘이 지나 열정에 넘쳤던 여름의 기운 가을이 되며 초로의 백발이 되는 인간의 모습 같다. 은빛 억새는 겨울이 되면 말라 흔적만 남을 것이다. 

우리네 인생도 그러하듯이...


나는 어디에 와 있는가?


행복을 찾아 지금도 헤매는 나그네, 그게 바로 나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 애월] 새별오름-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