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눈을 감아 봅니다.
눈 감아도 보이는 사람 하나 있습니다.
너무도 선명하게 보이는
그런 사람 하나 있습니다.
언젠가 잊으려 하였지만
그럴 때면 더 많이 생각나는
나에게 그런 사람 하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사는 하늘 아래엔 없습니다.
그래서 저기 저 하늘을 보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그곳에 갈게 하며
오늘도 저기 저 하늘만 봅니다.
습관이란 참 무서운 것이다.
하늘을 바라보던 습관은 여전히 나의 멍 때리는 좋은? 습관이다.
누군가 그리우면 그랬었는데 지금은 짙은 향이 좋은 커피 한 잔을 들고 창가에 서면 자연스럽게 아파트 사이로 빼꼼 고개 들이미는 하늘을 한 동안 보고 있다.
여전히 그리운가?
혼잣말을 하며 그렇게 올려다본다.
또 하나 있다.
소소한 기억마저도 떨쳐버리려고 무작정 걸었던 것이 이젠 산책이란 이름으로 나를 걷게 한다.
천천히 걸으면 많은 것을 볼 수 있어 좋다.
요즘 같이 따스한 날들엔 더욱 좋다.
조금 걸으면 지지 않은 매화가 반겨주고,
그것을 시샘 하 듯 무리 중 성깔 사나운 벚꽃이 피어서 바람에 살랑거린다.
그렇게 한참을 걸으면 그 시절 떨쳐내려던 기억들이 다시 꽃이 되어 핀다.
그래서 좋다.
그렇게 잊으려 했던 것들을 이젠 잊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에 빙그레 웃어 보인다.
저 성깔 사나운 벚꽃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