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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Dec 03. 2021

같은 하늘 아래 -87-

저기 저 바람은 어딜 가는지
날 두고 저리도 바삐 가는지
가면 가는 데로 두어야 하는 걸까
바람이 가는 길 내 막지 말고
그저 놔두고 흘려야 하는가
흐르는 눈물만큼만 바라볼까
스쳐가 버릴 것을 알면서도
애써 막으려는 나는
막지도 붙잡지도 못하여
더 애달프게 갈망하는가 보다



겨울이라기엔 다소 빠른 듯한 느낌이지만 채 감하는 것은 겨울 속으로 깊이 들어온 듯한 느낌의 아침.

호 하고 창가에 입김을 불며 커피 향에 그립다 라고 적어 본다.

겨울이란 단어조차도 차가운 느낌이라 두꺼운 옷들을 한가득 안고 나와 옷걸이에 하나씩 펼쳐 걸며 추억해 본다.

이건 벌써 십 년이 넘은 옷이네.

와 이건 한 일 월드컵 때 산거잖아.

이렇게 혼잣말을 하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왜 오래된 것들은 포근함을 줄까?

사람도 오래 만난 사람은 말할  없는 포근함이 있는 것도 어쩌면  옷장에서 나와 함께 나이를 먹는  묵은 옷가지들과 같은 것이 아닐까.



그리움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 어쩌면 복일 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 미소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이기도 한 것이 많은 것을 가진 부자 못지않은 두둑함이 있어 좋다.

빈 지갑 보단 두둑한 지갑이 때론 어깨 힘이 들어가듯이 우리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그리워할 지폐가 많이 든 지갑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복이라 생각한다.

 아주 가끔은 사무침이 아플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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