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난 동의할 수 없다.”
“응?”
“솔직히 요새 뉴스 보면 사람이 얼마나 추하냐? 꽃한테 미안하지.”
“뭐 그건 인정한다.”
“지구에 몹쓸 짓 해…, 자연에 몹쓸 짓 해…, 동물에 몹쓸 짓 해…, 하물며 같은 사람끼리 몹쓸 짓 해…. 그에 비해서 꽃 좀 봐라. 꽃이 뭐에 몹쓸 짓 하는 게 있냐?”
“없지.”
“그렇지?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난 요즘 사람들이 왜 그렇게 혐오에 빠져있는지 모르겠어. 이웃간에도 혐오…, 동물한테도 혐오…, 정치 혐오…, 젠더 혐오…. 저 노래가 나오던 20년 전 당시에는 이러지 않았던 것 같았어. 그런데 지금은 어때? 어딘가에 화풀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아.”
“맞는 말이야. 예전에는 안 그랬지. 지금보다는.”
“어디서 사람들의 혐오가 생겨나는 것일까? 왜 서로 미워하지 않으면 안 되지? 왜 대립각이 생겨나는 거지? 화해와 공존은 이제 국어사전에서 사라진건가?”
“진정해라, 진정.”
“혐오 때문에 삶이 피곤해지는 것 같아. 으아악! 나는 혐오를 혐오한다!! 나의 이 분노는 어디서 오는 것인가! 사람 그 자체인가! 혐오하는 마음인가!”
“…날씨 아닐까? 덥고 습해서 불쾌지수가 상당히 높으니까.”
“날씨! 그래 이 혐오스러운 날씨 때문이야! 하지만 원인이 되는 지구 온난화의 주범은 사람이다!! 나는 사람을 혐오한다!!”
“미쳐 날뛰지 말고, 정신 차려!”
그는 그렇게 말하고 친구의 입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빨대를 꽂아 넣었다.
친구는 한 모금 크게 들이키고는 금세 얼굴이 평온해졌다.
“그래, 커피는 얼어 죽어도 아아지! 아이스 아메리카노야말로 평화다! 노벨 평화상은 아아가 받아야 한다!!”
“그래그래. 어? 야 저기 카페 앞 좀 봐봐라.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아니아니, 뭐라고 말해야 하지? 꽃 인간?”
“무슨 헛소리를 또…. 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