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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지언 Sep 14. 2020

불꽃 같은….

나는 댄서다.    


댄서란 말 그대로 춤을 추는 사람이다.    


일평생 춤을 춰 왔고, 춤으로 돈을 벌고 생활을 했다.    


앞으로도 평생 춤을 추며 살아갈 것이다.    


그럴 것이었다.    


그러다 사고가 났다.    


연습실에서 나와 집에 돌아가던 중 과속하던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다.    


혼수상태에서 의식이 돌아오기까지 반년이 걸렸다고 한다.    


내 정신은 잠시 잠을 잤다 완벽하게 깬 것 같은데, 내 몸은 그러하지 못했다.    


정신을 차린 내 몸은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의 무릎 아래가 없었다.    


나는 절망하고 또 절망했다.    


몸을 움직이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없었다.    


얼마 동안을 폐인으로 지냈는지 모른다.    


그런 나를 불쌍하게 봐 준 클럽의 오너가 나를 무대 조명기사로 써주었다.    


죽을 순 없으니 몸을 움직여 돈을 벌어야 했다.    


내가 일하는 클럽에는 파티가 자주 열렸고, 많은 사람들이 와서 춤을 췄다.    


오늘도 파티가 열린다. 파티의 테마는 ‘불꽃’이었다.    


입장하는 손님들은 저마다 불꽃을 상징하는 무언가를 들고, 입고, 꾸미고 왔다.    


화려했다.    


내 눈에 그들의 몸짓은 마치 타오르는 불꽃 같았다.    


몸이 간지러웠다.    


뜨겁다. 너무나도 뜨겁다.    


나도 춤을 추고 싶다. 출 것이다.    


저 불꽃에 나도 녹아들 것이다.    


Bill Jack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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