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름엔 물기가 있어
음주 교실 / 해일(필명)
안의 신경은 이미 죽어 있어요
그런데 어떻게 아픈 거죠
말을 삼켰다
어떻게 살아있는 거죠? 이렇게까지 아픈데
내 이름으로 살아 볼래요?
어떤 이름엔 물기가 있어
그래서 미끄러지기 쉬웠나 봐
이러다 살겠어요, 라는 말 뒤로
세계를 모조리 지운다
어떤 미래는 한 번 겪어도 족하다
미움은 마음보다 좁고요
기억은 기약보다 간단하네요
글쎄 조금 이상한 말이지만
각자 어젠다를 품고 왔겠죠
오늘, 여기
잘 찾아 보세요
틀림없이 있을 텐데요 두고 온 것
우리는 잊기로 계획한 것만 잃으면 됩니다
한 잔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