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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작가 Dec 05. 2020

'밀리의 서재'에 나오면 읽어볼게

그냥 사서 읽으면 안 되겠니?

책이 나오고 주변 지인들에게 출간 소식을 알렸다.

모두 축하해주고 읽어보겠다며 내 새책 출간을 기뻐해 주었다.

그런데 축하의 말속에서 유난히 내 귀에 박히는 말이 있었다.  


'밀리의 서재'에 나오면 읽어볼게!

이 말을 듣고 잠깐 당황했다.

사서 보겠다는 말 대신, 전자책 구독 서비스인 '밀리의 서재'에 나오면 보겠다는 말은

내게 마치 영화 개봉을 했다는 감독이나 배우에게 넷플릭스에 들어오면 볼게, 와 같이 들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말한 지인의 의도에는 전혀 어떤 다른 의도가 없다는 걸 그 말을 들을 때 알았다.

내 책을 보겠다는, 그런 좋은 의도로 한 말이었다.

하지만, 글을 쓰고 책을 낸 나로서는 이왕이면 사서 봐주는 게 훨씬 성의 있는 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말을 듣고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꼭 읽어볼게,라고 말만 하는 게 더 나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놀라운 건  '밀리의 서재'에 나오면 보겠다는 말을 한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 말을 여러 번 듣자 나중에는 서운함보다는 '밀리의 서재'가 꽤 성공했다는 걸 느꼈다.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이용하고 있었단 말이야? 물론 나도 이용 중.)


마음을 비우세요.
그렇게라도 읽어주면 고마운 일이죠.


내가 이런 말을 듣고 서운하다고 작가 지인에게 하소연하자 그는 그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책을 읽지 않는다고.

때문에 책을 '사는' 일이 우리처럼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밀리의 서재라도 가입한 사람이 읽어준다고 했으면 그건 나름대로 최선의 성의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 걸까?

책을 냈으니 당연히 사서 읽어줄 거라고 생각한 건 나의 오만한 생각이었던 걸까?

지인들이 사서 읽은 인세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지만(그럴 정도로 지인이 많지도 않고) 

어쩐지 씁쓸한 건 내가 작가인 탓이겠지.


그런 씁쓸한 '밀리의 서재' 공격(?) 이후, 정말로 밀리의 서재에 내 책이 입고되었다.

밀리의 서재에서 책을 볼 때마다 대체 작가에게 인세 수익은 어떻게 배분되는 걸까 심히 궁금했다.

종이책이야 권수대로 카운팅 되지만 이건 다운로드로 세는 건가, 아님 매절 방식인가 늘 궁금했는데

입고 소식을 전해준 출판사를 통해 그 궁금증이 풀렸다.

(혹시나 업계 대외비인가 해서 찾아봤더니 기사 등을 통해 오픈되어 있었다. 검색해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솔직히 그런 방식이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내 책을 읽어줄 사람이 늘었다는 것이다.

밀리의 서재에... 하고 말했던 지인들은 이제 꼼짝없이 내 책을 다운로드하고 읽어야 할 판이다.


책 팔아 돈 벌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는 건 매번 말하지만,

많이는 읽었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나의 마음이다.

실컷 썼는데 읽는 사람이 없으면 작가로서 상당한 자괴감이 들기 때문이다.

개인적 뿌듯함에서 끝나는 책을 쓰고 싶지는 않다.

밀리의 서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데, 여기에서라도 많이 읽혔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게 홍보냐고요?

꼭 그런 건 아닌데, 아니라고 할 수도 없네요.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시는 분들... 지나치지 마시고 한번 읽어나 봐요.

꽤 재밌다니까요?


하소연에서 홍보로 끝나는 글.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5886?nav_hidden=y

https://www.millie.co.kr/v3/bookDetail/179485884?nav_hidde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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