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하게 Dec 31. 2023

하루에 6천 원, 발리의 교통

발리 본섬, 길리섬, 누사페니다섬까지 

| 동남아의 꽃, 오토바이


두 달간 총 12만 원으로 교통비를 해결했다. 얼마나 이동을 하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나는 나름대로 최저 비용으로 효용을 잘 뽑아냈다고 자부할 수 있다! 나는 우선 오토바이를 필요할 때만 대여해서 이동했다. 하루에 이동을 많이 할 것 같은 날, 멀리 가고 싶은 날, 혹은 오토바이 택시가 너무 비싼 경우에만 주로 이용했다. 나머지는 택시를 이용했다. 보트 같은 경우도, 대행사 통하지 않고 직접 현지 흥정이나 직접 사이트를 통해서 예약했다.


육로이동부터 섬 간 이동까지, 내가 교통비를 아낄 수 있었던 방법을 소개한다.



1. 오토바이 택시


오토바이는 동남아의 가장 흔한 유형의 이동수단이다. 특히 발리는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에, 짐이 크고 많은 게 아닌 이상 오토바이를 타는 게 가격도 시간도 아끼는 최적의 방법이다. Gojek, Grab 앱을 이용하면 쉽게 잡을 수 있다. 

[이동 Tip] 보통 먼 거리는 Grab이, 짧은 거리는 Gojek이 조금 더 저렴했다. Grab에는 트래블월렛이 등록이 되지만, Gojek에는 등록이 되지 않았다. (된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Gojek이 더 저렴한 경우 그냥 현금 내고 탔다.


나는 기내용 캐리어랑 백팩 하나만 갖고 있었기 때문에, 보통 캐리어를 바이크 앞에 싣고 가거나 내가 끌어안고 이동했다. 코어 힘이 2배로 들기 때문에 조금 위험할 수 있지만, 각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될 것 같다. (옆에서 엄마가 봤으면 등짝 스매시 당했을 짓이긴 했다.) 보통 10-15분 거리에 2천 원 미만으로 이동이 가능했다. 


가운데 미니언 헬멧 너무 귀여워서 찍었다 >_<


우붓에서 문둑이라는 외진 곳을 들어갈 일이 있었다. 2시간 정도 걸리는 먼 거리여서 어떻게 갈까 고민하던 차에, 전날 요가원 갈 때 불렀던 그랩 기사님이 엄청 좋은 오토바이를 몰고 오신 거다!! 그래서 냉큼 "아저씨, 혹시 문둑도 가주실 수 있어요? 이거 오토바이가 너무 좋아서, 장거리 편하게 갈 수 있을 거 같아서요"했더니, 일사천리로 예약이 진행되었다.


자동차로 갔다면 4만 원 정도였을텐데, 극적으로 2만 원 조금 안 되는 가격에 타결했고 아저씨는 가는 길에 예쁜 관광지에도 내려주시면서 사진도 찍어주셨다. 가는 길에 인도네시아의 사람들과 문화에 대해 아저씨한테 의도치 않은 인터뷰도 진행했다. 사실 돌아오는 거리도 있기 때문에 그 먼 거리까지 택시 잡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여러모로 운이 많이 따라주었던 여행이다.

 




2. 바이크 대여 & 운전


바이크 대여료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혼다 스쿠피, 혼다 바리오 등 기본 모델에 한해 하루 6천 원 선에서 해결 가능하다(IDR 60~70K 정도). 흥정이 귀찮다 싶으면 그냥 클룩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나 같은 경우는, 길에서 흥정해서 이용했다. 한 번은 내가 머무는 숙소 아저씨가 아예 크게 바이크 대여도 하고 계시길래, 싸게 해주신다셔서 빌렸다. 사실 최대한 바이크 대여를 안 하려고 했다. 엄연히 따지면 현지 면허가 없는 사람이 빌리는 건 불법이기도 하고, 위험하니까. 실제로 외국인 여행객들이 종종 목발을 하고 다니는 걸 몇 차례 목격하기도 했고, 요가 수업에서도 수업 종료 후 "오토바이 조심해서 타고 가세요."라는 말을 하시는 걸 보면 확실히 바이크 사고가 많이 나는 환경이기는 하다.


바이크 빌려서 뽀로로처럼 잘 돌아다녔다


발리 본 섬 안에서는 최대한 바이크 대여를 안 하려고 했다. 워낙 택시값이 저렴하기도 하고, 그렇게 많이 이동하지 않고 요가원만 왔다 갔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사페니다 섬에서 일주일 머무는 동안은 어쩔 수 없이 바이크를 길게 빌릴 수밖에 없었다. 



누사페니다의 험악한 도로 상태


일단, 섬이 작고 완전히 관광지이기 때문에 교통비가 발리 본섬보다도, 심지어 한국이랑 비교해서도 압도적으로 비싸다. 5분 거리에 만원을 부르는 수준. 그래서 모든 이동을 뒤에 친구 태우고 바이크를 운전해서 돌아다녔다. 섬의 도로가 무척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곳도 많아서 위험하긴 했지만, 다행히 안전하게 여행을 잘하고 왔다. 하지만, 여기저기 숨겨진 해변을 찾아다닐 때 종종 진입로가 비포장 도로라서 매우 험했던 경우도 많았는데 이럴 때는 바이크를 중간에 버리고(?) 걸어내려 간 적도 있었다. 어쩌겠는가, 여행은 예측 안 되는 일 투성이인걸. 그마저도 재미있었다. 누사페니다에서 바이크 다고 갈만한 장소들은 다시 정리해서 올릴 예정이다.




3. 스피드 보트


1) 길리 섬으로 이동 

우붓에서 길리섬으로 이동했다. 안 가려고 했는데, 하도 좋다는 사람이 많길래 '얼마나 좋은지 온 김에 한 번 봐보자' 하는 심정이었다. 나는 우붓 시내에 돌아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길거리 여행사들을 3개 정도 방문해 보고 흥정해서, 항구까지의 셔틀 포함 왕복 600K (6만 원 정도)에 티켓을 구매했다. 길리 이동하는 스피드보트에 대해서는 말이 정말 많은데, 어느 정도 복불복이라고 결론이 나서 그냥 크게 고민하지 않고 구매했다. 


여행사에 앉아계신 분한테 "길리 왕복으로 갈 건데 얼마예요? 셔틀 포함해서요" 물어보면 처음엔 비싸게 부를 수 있는데, 그냥  "다른 데서는 600 k에 해준다던데..?" 하니까 가뿐히 600K로 성사되었다.


[이동 Tip] 길리섬에 들어갈 때는, 배 티켓이랑 별도로 빠당바이 항구 이용료(10K)랑 입도세(10K)가 따로 있다. 작은 돈을 미리 준비해 가면 좋다.


2시간 만에 도착한다고 되어있었지만, 배가 정박하기 위해 도착 직전 엄청 대기를 탄다. 결국 3시간 다 걸려서 도착. 섬을 오가는 것은 날씨에 따라서도 변수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비행기 일정과 좀 떨어트려서 계획을 잡는 걸 강력히 추천한다. 



이 보트는 진짜 한 자리도 안남기고 꽉꽉 차서 출발했다


왜냐면, 길리에서 발리본섬으로 다시 돌아오는 보트가 또 3시간 가까이 걸렸고, 거기서 셔틀버스를 탔는데 그 셔틀이 펑크가 나서 또 조금 더 지연됐다. 다행히 대타인 차가 10분 만에 오긴 했지만 말이다. 결국, 오후 1시에 길리를 떠났지만, 내가 목표했던 스미냑에 도착하니 저녁 7시 반이었다. 그냥 하루가 이동하면서 지나갔으니, 참고하시길!



여행하다보면 반드시 발생하는 변수




2) 길리 섬 간 이동

Public 보트와 Private 보트가 있다. Public은 하루에 두 번만 운영하는 대신 저렴하고, Private은 수시로 운행하지만 좀 더 비싸다. 미리 예약은 필요가 없고, 현장에서 구매가 가능하다. 


[이동 Tip] 길리 섬 간 Public 보트 일정
- 출발 시간 : 9:30 am, 16:00 pm
- 가격 : 길리 T → 길리 Meno IDR 40K ,  
             길리 T → 길리 Air IDR 45K (4천 원 수준)


길리 섬 간 티켓 구매 정보


롬복섬이 길리섬이랑 가까워서 스피드보트가 엄청 많이 운행한다. 그래서 다른 길리섬으로 가는 보트를 부를 때 잘 듣고 가서 타면 된다.



3) 누사페니다 섬

사누르에서 30분 거리인 매우 가까운 섬이다. 이 경우, 여행사에서 구매하는 게 무조건 비싸서 나는 직접 표를 예매했다. 스미냑(서쪽)에서 사누르항(동쪽)까지는 Gojek으로 이동했고, 스피드보트 티켓은 12Go(링크)라는 사이트에서 직접 구매했다. 지연이나 연착 없이 수월하게 이동했다. 총가격은 150K (1.3만 원 수준). 이것도 전날에 되게 친절한 여행사 직원을 만나서, 250K 정도로 싸게 해 주겠다는 거 받아들이려다가, 직접 알아본 케이스다. 이거 좀 더 아껴서 맛난 거 한 끼 더 사 먹자는 주의였다. 


발리 - 누사페니다 스피드보트


12Go 사이트에서 출발지, 도착지 검색하면 업체별로 별점이 나온다. 그것까지 고려해서 나는 Arjuna라는 업체에서 티켓을 예매했다. 그러면 이메일로 곧 QR코드랑 지도가 찍힌 예약 파일이 발송되고, 그거 그대로 들고 업체로 가서 보여주면 탑승권으로 교환해 준다.




발리는 사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그냥 여행사 통해서 예약해도 바가지 쓴다는 느낌은 안 든다. 하지만, 한 푼이 소중한 나 같은 여행자는 이런 방식으로 여행했구나~하는 참고용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에 2만 원, 발리의 숙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