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의 요가원 2탄, Radiantly Alive와 Alchemy
이동했던 숙소와 3분 거리에 있어서 10회권을 끊어서 이용했던 곳이다. 요가반 다음으로 인지도가 있는 곳이라서, 궁금한 마음에 한 번 가보았는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다.
입구에는 간단한 식사나 차 한잔을 할 수 있는 카페가 마련되어 있는데, 요가 수련생들이 그냥 앉아서 쉴 수 있는 공간은 아니다. 그 부분은 좀 아쉬웠다. 다만,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사물함이 따로 구비되어 있는 것은 좋았다. 어쩔 수 없이 요가반과 비교를 하게 되는데, 요가반에서는 그냥 아무 데나 짐을 둬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물건을 분실할까 봐 신경 쓰면서 수업을 들어야 했다. 래디언틀리 얼라이브는 그런 걱정은 안 해도 돼서 좋았다.
단연 최고의 장점은 샤워실이었다. 위에서 햇빛을 받으면서 샤워를 할 수 있고, 정말 넓고 깨끗하다. 청결도에 감동했다. 안 그래도 묵던 숙소에서 갑자기 단수가 돼서 곤란한 상황이 생겼었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샤워를 해결할 수 있었다. 요가원에서 샤워를 하는 건 무료고, 수건 대여료만 받기 때문에 그냥 수건을 챙겨 와서 샤워하면 된다.
요가반까지 좀 멀어서 짧게 다닌 곳이었는데, 수강생 수가 5명에서 10명 사이로 매우 적당했고 동작도 하나하나 잘 봐주는 곳이라서 만족했던 곳이다. 하지만 수업 선택권이 조금 제한적이라는 점과, 요가원 안에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점, 그리고 도심 한가운데 있어서 주변 경관이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점이 내게는 큰 단점이었다.
나만 알고 싶은 요가원이지만 이렇게 개봉한다. 개인적으로 우붓에서 만났던 요가원 중 가장 좋았던 곳이다. 극찬을 아끼고 싶지 않다. 바이크 없이 가기는 쉽지 않지만 걸어서 한 번 가보긴 했다. 가는 길이 온통 차도라서 위험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처음 알케미 요가로 향하는 날, 그랩 기사님을 부를 때 다른 알케미 요가원을 찍어버려서 엉뚱한 곳에 들렀다 가버렸다. 생각보다 흔하게 쓰이는 이름이었나 보다.
가격은 요가반에 비해 저렴하지 않지만, 그만큼의 퀄리티를 자랑한다. 꼭 규모가 크고 유명해야만 잘하는 곳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요가반이 너무 북적거리고 정신없다고 느껴질 정도로, 알케미 요가는 매우 평화롭고 여유로운 요가원이었다.
입구부터 너무나 아름답다. 입구 옆에는 바이크 대는 주차장이 널찍하게 마련되어 있다. 요가원 길 건너편에 요가원에서 운영하는 비건 레스토랑이 있는데, 나는 비건이 아니므로 패스했다. 비건 음식이 더 비싸다. 근데 비건 친구들 사이에서는 매우 맛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으니, 한 번 가보는 것도 추천한다. 우붓은 요가의 성지이기도 하지만, 비건의 성지이기도 하다.
요가반에서 만났던 비건 친구랑 유명한 비건 레스토랑에 가본 적이 있다. 연어 샐러드롤을 표방한 비건 샐러드롤이었고, 야채를 주황색으로 물들여서 연어처럼 보이게 만들어놨었다. 소스맛으로 먹었지만 개인적으로 이걸 이 돈 내고 먹을 바에...라는 생각을 솔직히 좀 했다. 진짜 연어를 넣은 가격보다 비쌌다.
알케미 요가원은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주변의 소음이 사라진다. 그만큼 고요하고 마치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듯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작은 연못도 있어서 요가 수업 전후로 산책을 하기도 매우 좋다. 여기서 노닥거리다가 새로운 친구도 사귀었다.
알케미 요가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단연 건축양식일 것이다. 흡사 아르마딜로 등딱지를 닮아있는 저 요가원은 총 2개가 있는데, 한 건물에서는 나 같은 일반 수강생을 받고, 다른 더 작은 건물에서는 요가 티칭 자격증을 수강하는 사람들을 위주로 사용되고 있었다.
건물이 문이 안 달려있고 탁 트여있는 것에서부터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왜 진작에 알케미로 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마음이 평화로워졌다. 수업도 매우 간단하고 멋지게 구성되어 있다. 물, 불, 공기, 땅 네 가지 원소 위주로 수업이 구성되어 있고, 수업 이름도 'Water', 'Fire' 이런 식으로 되어있다. 그 원소의 특징에 맞게 Fire와 Earth는 단단하고 힘든 동작들 위주로 구성되어 있었고, Water, Air수업의 경우에는 유연성, 호흡, 명상 등에 집중되어 있었다.
예전에 아바타 : 아앙의 전설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정말 재미있게 봤는데, 딱 그 만화가 생각날 정도로 멋진 수업명이라고 생각한다. "오늘은 물 원소를 정복해야지!" 하면서 알케미 요가로 향하는 게 정말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꽉꽉 들어차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인원이 등록하고, 요가반과 상반되게 땀 냄새나 꿉꿉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요가매트와 볼스터, 블록도 자리에 각각 배치되어 있어서 꺼내고 집어넣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매우 청결하고 쾌적하게 잘 관리되어 있고, 바람도 솔솔 불어오는 것이, 그냥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절로 평온해지는 기분이다.
스타강사는 Ashton Szabo 선생님이다. 다른 선생님들도 좋았지만, 이 선생님 수업이 너무 좋았다. 구체적으로는 동작들도 구성이 알차지만, 중간중간에 툭툭 던져주는 말들이 마음을 깊이 울린다. 정말 몸과 마음의 명상을 같이 챙겨가는 기분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