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승은 Oct 25. 2017

1, 2 형식의 향연 ②

Spring is Here / Taro Gomi

영문법은 외울게 많다고요? 그런 생각이 드신다면 독일어를 좀 들여다봤으면 좋겠습니다. 일주일 안에 영어는 양반이라는 것을 알게 되지요. 영문법을 처음 배울 때 지긋지긋했던 5 형식이 고맙게 느껴질 겁니다.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는 5 형식, 학교도 졸업하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았는데 아직도 따라다녀요. 사실 5 형식이 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놓지 않고 있는 거죠. 철 지난 옷을 제대로 정리해서 넣어 놓으면 잊고 살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기 좋잖아요. 5 형식은 그런 겁니다. 그런데 정리 안 하고 뒤죽박죽으로 살면 매년 옷이 부족하듯이 내가 뭘 아는지, 뭘 모르는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가장 골격이라고 할 수 있는 5 형식을 좀 정리해서 넣어드리고 싶어요.


이 책은 Taro Gomi가 쓴 아주 간단한 책입니다.

엄마도 아이도 처음 그림책을 접할 때 좋은 책이에요.



5 형식은 어떻게 나누었을까요? 문장을 만드는 역할이 있어요. 가정에도 남편, 아내, 아들, 딸이 있듯이 문장에도 주어, 동사, 목적어, 보어가 있습니다. 그중에서 동사가 단연 독특한데요. 동사를 나눠보는 거예요.


스스로, 혼자서도 문장을 이룰 수 있는 자(自) 동사

남편(목적어)이 있어야 문장을 이룰 수 있는 타(他) 동사  

당신은 자동사인가요? 타동사인가요?

 




남편 없이 못 사는 타동사인 분들은 좀 나중에 이야기하고요. 홀로 멀티태스커이신 자동사 분들 이야기 먼저 합니다. 즉, 문장을 '주어+동사'로만 완성할 수 있는 거예요.  


The snow / melts. 눈이 녹는다.

The flowers/ bloom. 꽃이 핀다.


벽산블루밍이라는 아파트 브랜드 아시나요? 저는 blooming이라는 단어를 처음 그 아파트 광고에서 배웠는데요. 거대한 꽃이 피어나면서 그 안에 여배우가 나옵니다.


이런 문장이 1 형식이에요. 쉽습니다. 뭔가 허전해서 더 붙이고 싶지만 이런 상태로도 완벽한 문장이 가능해요.



아이들 노래 중에 "싹트네, 싹터요, 내 마음에 사랑이~" 이런 노래가 있는데요. 그때 "새싹, 싹을 피우다"라는 뜻이 sprout예요.


The grass / sprouts.  잔디가 싹튼다.

The grass / grows. 잔디가 자란다.   


이런 내용이 계속 반복됩니다. 너무 쉽죠?


The winds / blow. 바람이 불다.

The storms / rage. 폭풍이 맹렬하다.


이거 보세요. rage라는 단어는 보통 명사로 "분노, 격노"라는 뜻으로 뉴스에서 많이 보이는데요. 여기서는 "맹렬히 계속되다, 급속히 번지다"라는 뜻의 자동사로 쓰였어요.




The quiet harvest / arrives.  고요한 추수가 찾아오다.

The snow / falls. 눈이 내린다.


그냥 the harvest라고 써도 상관없지만 quiet로 꾸며 주었어요. harvest는 어찌 보면 역동적일 수도 있는데 quiet를 넣으면 그림과 딱 맞아떨어지죠. 흔히 일어나는 실수인데요, quiet와 "꽤, 상당히"라는 "quite"하고 헷갈려합니다. 소리 내면서 읽어 보세요. 그러면 실수가 줄어요.


이 정도면 1 형식 문장 많이 보셨죠? 이제 2 형식 문장을 소개합니다. 작가가 일부러 영문법을 염두하고 책을 쓴 것이 아닐 텐데 어쩜 이렇게 1 형식 이후에 2 형식을 썼는지 신통방통 해요.


2 형식은 "주어 + 동사+ 보어"로 이루어진 문장이에요.

목적어가 보이지 않으니 "자동사"이고요. "보어"라는 용어는 "보충어"라는 말인데요. 누굴 보충할까요?

주어를 보충합니다. 이 역시 간단합니다.




The earth is fresh.  땅(지구)은 생생하다.

The world is hushed.  세상은 고요하다.

The world is white. 세상은 하얗다.


우선 동사를 찾고요. 밑줄 친 동사를 중심으로 접어 봅니다. 아이들 종이접기 하듯이요.

그러면 earth=fresh , world = hushed, world = white 가 되지요?

그게 보어예요. 주어를 보충한다고 해서 "주격 보어"라고 불러줍니다. 좀 있어 보이잖아요.



보통 Taro Gomi 이 양반이 쓴 책들은 아주 아주 쉬워요. 제가 읽고 느낀 점은요.

"나도 그림책 하나 만들 수 있겠다."였어요. 도전해 보세요. 간단한 1, 2 형식 문장을 계속 써보는 거예요.

많이 쓰다 보면 왠지 스토리로 엮을 수 있는 문장들이 나올 거 아닙니까. 그러면 예쁘게 그림을 그려서 묶는 거죠. 혹시 아나요? 제 그림책이 전세계에서 팔릴지 모르잖아요. 예쁜 그림이 문제이긴 합니다만.


세상에 이렇게 쉬운 문장만 있지 않다고요? 맞아요. 그러나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 아니라 왠지 어려워서 못 읽을 것 같은 CNN에서도 이런 문장을 만나게 됩니다.




California wineres are still in crisis/ as wildfires rage on.

캘리포니아 와이너리들이 여전히 위태롭다 / 들불이 맹렬히 계속되며


1 형식 문장 두 개가 접속사 as로 연결된 겁니다. 앞으로 그림책에 점점 놀라게 되실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타쌍피, 엄마들을 위한 영어 그림책 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