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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찬선 Nov 18. 2017

생각하는 삶

생각의 힘

생각의 힘     


쌀쌀한 바람이 가을을 밀어 내고 있다. 빨갛게 물든 나뭇잎들이 온힘을 다해 버텨보지만 서릿발 서린 냉기 앞에서 속절없이 쏟아져 내 마음에 들어와 쌓인다.    


가을을 품은 마음은 농부의 마음이다. 농부는 봄부터 가을이 될 때까지 하늘을 바라보며 산다. 혼자 힘으로 농작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늘 위를 바라본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고 뜨거운 햇살이 내려와야 곡식이 무르익게 된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무릎을 꿇고 일을 한다. 땅을 기경할 때도 씨앗을 파종할 때도 무르익은 곡식을 거둘 때도 무릎을 꿇는다.


농부의 마음은 가꿈이 있는 마음이다. 정원은 가꿈이 있을 때 아름다워진다.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무성해 지고 온갖 쓰레기들이 모이고 해충들이 우글거린다. 가꾼 다는 것은 돌본다는 것이다. 돌봄은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되어 정성이 모아질 때 꽃을 피운다.      

가을은 사색의 계절이다. 가을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 앞에 서서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한다.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깊이 사색 할 수 있는 사람은 창조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생각이 게으른 사람은 남이 하는 것을 따라하는 짝퉁인생이 된다.      


 사람과 동물이 다른 점은 ‘생각’에 있다. 동물들도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를 맡고 반응한다. 독수리는 사람보다 훨씬 넓게 보고, 개는 사람보다 냄새를 훨씬 더 잘 맡는다. 닭이 모이를 보고 그것을 찍는 정확도는 사람이 도저히 따라갈 수 없다. 어떤 동물이든지 사람보다 뛰어난 기능을 한 가지 이상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동물들이 사람에게 다스림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의 차이 때문이다. 동물은 생각이 없다 보니 모험하지 않는다. 새로운 집을 건축한다든지 새로운 물건을 만들지 못한다. 새들은 1000년이 지나도 똑같은 집을 짓고 산다. 본능적으로 살아가다보니 발전이 없는 것이다.       


생각은 삶의 방향을 결정해 주고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자동차를 운전하신 분들은 알겠지만 시동을 건 후에 전진 기어를 넣고 페달을 밟으면 차가 앞으로 나간다. 반대로 후진기어를 넣고 액셀을 밟으면 차가 뒤로 간다. 같은 자동차인데, 기어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서 차의 방향이 결정되는 것이다. 생각은 자동차의 기어와 같이 방향을 제시해 준다. 똑같은 상황 속에서 우리의 생각이 긍정적인가 부정적인가에 따라서 행복한 미래가 열릴 수 있고 불행한 미래가 열릴 수 있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 ‘앙또앙누’라는 걸인이 있었다. 그는 파리의 번화가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르노’라는 한 중년 신사가 매일 그 길을 지나가면서 동전을 던져주었다. 그러다 하루는 이 걸인과 눈이 마주쳤다. 생각보다 몸이 건강해 보이고 보였다. 그는 걸인을 보고 통렬하게 그를 꾸짖었다.      


“당신처럼 사지가 멀쩡한 사람이 구걸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부끄러운 일이오. 나도 한때는 당신처럼 걸인이었소. 그러나 나는 돈 대신 책을 구걸했소. 리어카를 끌고 마을을 다니며 헌책과 종이를 모아 제지소에 팔았소. 지금은 그 돈으로 제지공장을 세워 사장이 됐단 말이오.”      


그 날부터 거리에서 ‘앙또앙누’의 모습이 사라졌다. 10년 쯤 지난 어느 날 ‘아르노’씨가 파리에 있는 대형서점에 들렸는데 그 서점 주인이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하며 말했다.      


“제가 10년 전 선생님께 책망을 들었던 파리의 걸인입니다. 선생님의 따끔한 충고를 받아들여 지금은 50명의 직원을 거느린 서점의 주인이 됐지요”     


생각은 열쇠이다. 행복한 미래를 열어주고 사랑을 열어주는 열쇠이다. 차가운 바람에 밀려나고 있는 가을을 품고 생각의 근육을 키워보자.  


생각은 삶의 방향을 결정해 주고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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