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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정현 Jan 13. 2019

허윤행 50세, 농업종사자

14년 전, 서른다섯에 귀농을 했습니다.



서른다섯, 9년째 다니던 좋은 직장을 관두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무작정 귀농을 했다고 했다. 시골에서의 생활에 맞춘 삶을 살았다. 자연스레 작업복과 작업화만 사게 됐고, 자신에게 투자하거나 가꾸거나 하지 않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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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졸업 때, 어떻게 살면 가장 행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본가가 시골입니다. 본가에 갔을 때, 제가 가장 행복했습니다. 시골의 경치, 농촌의 정취가 좋았습니다. 막연히 농사를 지어야겠다. 결심을 했구요. 자금이 있어야 했고, 직장생활을 통해 어느 정도 돈을 모았고, 귀농했습니다. 


“아들에게 많은 미안함을 갖고 있습니다.”


장남에 대한 기대가 많았던 탓이라 생각합니다. 되돌아보니 아들에게 많은 압박을 줬던 걸 요즘에야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많은 미안함을 갖고 있어요.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상처를 갖게 한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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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있다 보니 나갈 일이 별로 없다고 했다. 아내와 둘이서 나온 것도 오랜만이었고, 명동성당을 한 바퀴 거니는 것 또한 처음이라 했다. 매일 습관적이고 반복적인 그의 일상 가운데 조금의 환기가 된 것 같았다.


아빠에게


아버지. 첫째예요. 나는 당신의 분신이에요. 싫어도 좋아도 나는 당신의 유산이에요. 제가 존경하는 남자는 당신뿐이고, 나는 당신의 길을 쫓고 있어요. 어설픈 사랑일지도 모르지만, 증명하고 싶어요. 같이 맥주 마시며 홍콩영화 봐요. 요새 저도 재미 들렸거든요. 고마워요. 아버지, 그리고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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