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마음을 챙기는 - 마음정리 (1) 심리상담 - 마음을 말해요
(1) 심리상담 - 마음을 말해요
평상시 걱정과 근심이 많아 나쁜 일이 생기면 우울감이 깊어졌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눈물이 뚝뚝 떨어지던 때가 있었다. 집에 있으니 답답해서 걸으려고 나왔는데 ‘저기서 떨어지면 나는 사라지겠지?’하며 아파트 꼭대기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내가 섬뜩했다. 놀라서 심리상담센터를 찾았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목의 이물감을 치료하려고 다니던 한의원 옆에 심리상담센터가 있었다. 한의사님도 가보라고 권하셨던 곳이다. 몸이 좋아지면 마음도 좋아지겠지 하며 기다렸는데 쉽게 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을 시작한 초반에는 ‘한 주 동안 어떻게 지냈어요?’라는 나지막한 목소리에 눈물부터 쏟았다. 몇 차례 상담을 하고서 선생님은 화가 나는 일이 떠오를 때마다 모두 적어보라고 하셨다. 자유롭게 적으면 된다고 하셔서 생각날 때마다 썼다. 그때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데 울며 쓰느라 우글쭈글해지고, 화를 참지 못해 구겨버린 종이들이 모여 50장이 넘는다. 어떤 날은 잠이 오지 않아 쓰고, 새벽에 깨서 다시 잠들지 못한 채 써 내려갔다.
답답하게 치미는 복잡한 감정들은 글을 통해 사건 별로 조각조각 나눠졌다. 슬프고 지겹고 안쓰럽고 미운 감정들을 헤집으면서 힘들었다. 감정들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확인하면서 많이 울었지만 후련해졌다. 자신의 고통을 털어내기 위해 나를 공격하고, 내 탓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로부터 나를 지키는 건강한 경계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래전 내 모습을 가지고 여전히 나쁘다고 한다면 이제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하는 용기와 나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했다. 상담을 받으며 ‘그때 당신을 만난다면 뭐라고 해주고 싶나요?’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상담을 받으며 그 시기를 지낸 것은 지금 돌아봐도 잘한 선택이었다. 이해관계인이 아니면서 마음 안에 엉킨 이야기를 들어주고 바람직하게 풀도록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했다.
가까운 사람들과 일상의 짐을 털어놓고 위안을 주고받는다면 좋겠지만, 그럴 무게가 넘어서는 짐은 전문가를 찾아가면 좋겠다. 내 마음을 잘 읽는데 선생님의 전문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 같다. 복잡한 마음을 펼치고 하나씩 걷어내서 볼 수 있게 해 주셨고, 스스로 마음을 챙기는 방법에 이르도록 함께 가 주셨다. 힘든 시기가 잘 지나갔다.
여전히 걱정과 고민이 많다. 예상 못한 일로 힘들고, 걱정으로 해결되지 않으니 고민을 덜고 가볍게 살자고 마음먹어도 잘 안 된다. 내가 그렇듯이 옆의 사람도 비슷할 것이다. 힘든 일이 없어서 드러내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서로의 말은 진지하게 들어주고, 들어줄 만큼 말하는 균형 잡힌 관계가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그 균형이 깨졌다고 느껴지면 내 마음을 말하게 하고 들어주며 마음정리를 도와줄 전문가를 찾아갈 때인지 생각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