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경험할까? 셀 수 없는 변화 속에는 정말 변화라는 것만 있는 것일까? 가짜 변화도 있지 않을까? 멈춤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은 세상 속에서 나는 제대로 변화하고 있는 것일까?
나는 아이가 셋인 , 16년 차 육아를 하고 있는 엄마이다.
엄마라는 역할을 얻게 되면서부터 늘 엄마라면 어떻게 하는 것이 더 나은 것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에는 엄마인 나를 마주 보게 되는 일들을 매일 여러 번 겪게 된다.
오늘도 여전히 이런 일을 마주했다.
남편은 10년 전부터 여행이나 일상 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왔다. 그래서 온 가족이 가끔씩 앨범을 보며 추억을 회상한다.
오랜만에 앨범 속 사진들을 들여다보는데 둘째 현우의 모습들이 현재 모습들과 오버랩이 되면서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속 현우는 사진을 찍을 때마다 포즈와 얼굴 표정이 전부 다 달랐다. 지금 보면 짓궂은 아이같이 보인다.
하지만 내 기억 속 현우는 짓궂은 아이가 아니었다. 그저 사랑스럽고 차분한 아들이었다.
반대로 현재의 현우는 장난기가 매우 많은 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아이에게 종종 너는 왜 그런 표정을 짓니, 너만 재미있는 거다, 장난 좀 그만 쳐라.. 이런 말들을 했는데 사진을 보니 어릴 때와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는 여전했는데 내가 변한 것이었다.
물론 아이가 전혀 변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키도 커졌고 목소리도 바뀌었으며 생각과 행동도 바뀌었다. 그러나 그런 변화 말고 아이의 진짜인 것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왜 이런 생각과 기억의 오류 속에서 살고 있었을까.. 많은 후회와 아픔이 밀려온다.
복잡하게 여러 가지 일들과 이유들이 얽혀 있을 것이다. 그런 복잡한 하루하루들 사이에서 나는 마치 눈 뜬 장님같이 아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시간이 매우 빠르게 지나간다고 생각했다. 그 빠르게 지나가는 시간 속에서 커가는 아이들을 보며 많은 변화를 겪어 오고 있다고 생각했다. 삶은 변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그저 남들이 하던 말 들이었고 내 안에서 진정으로 느꼈던 것들은 무엇이 있었나 되돌아보게 되었다.
근본적인 것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것. 가운데를 중심으로 그 주변이 아무리 화려하게 변화한다고 해도 그 화려함을 지탱하고 있는 것은 기본인 가운데 중심이라는 것. 그것이 진정한 힘이라는 것. 그 중심은 변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나는 중심 주위에서만 머물러 있었다는 것...
변화를 알아차리기에 앞서 먼저 그 중심을 알아차릴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내 아이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모르고 있었을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더 늦기 전에 아이를 진정으로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을 배워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