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양b Apr 04. 2024

내가 백수라고 자칭하는 이유

완전한 백수는 아닙니다만..


스스로를 백수라고 칭하며 지낸 지는 한 달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이 육아에 살림까지 하고 있으니 실제로 제가 백수는 아니지요.


누군가는 주부를 "살림경영자", "전문주부"라고 호칭하자며 엄마들의 자존감을 올리는데 기여하고 있는데, 현재 주부인 나를 스스로 백수라고 부르는 게 어떤 분들께는 기분 나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게 변명을 해보자면, 저는 진짜 백수가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숱한 자기계발서에서 반복되는 조언은 이미 꿈을 이룬 듯이 상상하고 행동하라고 하지 않던가요.


제 꿈은 한량입니다.

저는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이고, 함께 사는 남자와 아이도 그런 듯합니다.

대학 졸업도 전에 입사해서 한 직장에서 15년간 일을 했습니다. 배부른 소리로 들릴지도 모르나 평생 백수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너무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연애 때부터 퇴사를 고민하던 남편은 결혼 후 저의 강력한 추천(?)으로 행복한 백수생활을 먼저 경험한 덕에 이번에는 제 차례로 나름 남편의 지지를 받으며 이 생활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결 여유로워진 엄마를 대하는 아이의 만족도는 이로 말할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요즘 아이는 틈날 때마다 "엄마 사랑해"를 외치며, 오늘 엄마와의 놀이를 계획하느라 눈뜨자마자 신나 하고 잠자기 전에도 내일을 기다리며 설레하고 있어요. 매일 행복해하는 아이를 지켜보며 우리 부부는 이 결정에 만족하고 또 뿌듯해하고 있지요.


다시 오지 않을 이 시기가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지금의 생각과 느낌을 잊고 싶지 않아서 여러 방식으로 기록하는 중입니다.



그러니 백수타령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
혹시나 보기 불편하신 분들께는 미리 사죄를 드리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는 감사의 말씀을 전해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