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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작가 Jan 31. 2021

세 번째 이야기. 꿈과 희망이 가득한 스타트업? -1-

스타트업 인턴즈를 통해 스타트업으로 향하다.

스타트업

신생 창업기업을 뜻하는 말. 보통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기술과 인터넷 기반의 회사로 고위험. 고수익. 고성장의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곳.


 2000년대 초반.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은 기업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은 벤처기업가는 '고성장'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10년 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IT는 다시 진일보했고 그 결과 모바일에 기반을 둔 많은 '스타트업'이 제2의 페이스북, 구글을 꿈꾸며 우후죽순 등장하기 시작했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지 채 10년이 되지 않은 오늘. 모바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사업을 시작한 '우아한형제들' 그리고 '야놀자'는 어느새 '유니콘기업'(자산가치가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모습을 많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2017년의 나 또한 제2의 우아한형제들을 꿈꾸며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사람들마다 스타트업에 관심을 둔 이유는 비슷하면서도 다를 것이다. 2017년의 나는 '성장'에 이끌려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제 막 서른이 되었던 2017년. 다른 사람들보다 약 2년 정도 늦어진 상황에서 그 시간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곳이 내게 필요했다. 기반을 쌓아가고 고성장을 목표로 하는 스타트업에 들어가 '無에서 有를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거라 판단했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스타트업이라고는 '우아한형제들' 밖에 없었다. 내게 있어 스타트업은 미지의 세계였다. 그래서 나는 스타트업에 뛰어들기 전에 이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스타트업에 대한 정보를 이리저리 찾아보다 '스타트업 인턴즈'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했다. OEC에서 주관하고 서울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스타트업 인턴즈는 2019년부터 조인스타트업으로 변경되어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현재 운영되고 있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글과 여러 참가자들의 후기를 읽으며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좋은 기회와 능력을 길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 자리에서 바로 참가 신청서를 접수했다.


 결과적으로는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다르게 운영되는 프로그램이었고 때문에 만족보다는 실망이 큰 프로그램이었다. 솔직히 3주라는 짧은 시간에 많은 걸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단순히 일자리 매칭에 지나지 않아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고 싶었던 나에겐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내가 얻은 건. 자소서를 간결하게 잘 쓴다는 칭찬과 한 스타트업에서의 면접 제안이었다. 


 3주 동안 세 번의 만남으로 구성된 프로그램. 첫 번째 만남에서는 '스타트업'과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 두 번째 만남에서는 내게 맞는 스타트업 매칭과 자소서 첨삭. 그리고 마지막 만남에서는 지원서 첨삭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두 번째 만남 때. 현재 구인 의사가 있는 스타트업의 목록이 프로그램 참가자에게 전달되었고, 그중 평소 자주 사용했던 어플을 개발한 스타트업에 내 눈에 들어왔고, 내가 원하던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사람을 찾고 있었다. 나는 더 생각할 것 없이 '스타트업 인턴즈'를 통해 해당 기업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나는 그곳에서 별다른 제의를 받지 못했고,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아니, 프로그램 수료증만 얻은 채 2017년을 떠나보내는 듯했다.


"이전에 지원했던 곳에서 다른 직무로 면접을 봤으면 하는데 면접 보시겠어요?"


 서른을 마무리하고 있던 2017년 12월. OEC에서 다시 내게 연락이 왔었다. 내가 관심을 가졌던 그곳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직무가 아닌 '영업지원'직무로 다시 면접을 봤으면 한다는 연락이었다. 취준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영업'이라는 직무를 선택지에 넣은 적이 없었기에. 그리고 성격조차 내향적인 성격이었기에 그 연락에 나는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맞지 않는 성격. 그리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직무로 굳이 '스타트업'에 뛰어들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2017년을 보내고 싶지도 않았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때마다 곁에서 항상 할 수 있을 거라며 응원해줬던 그 사람. 함께 취업하자고 해놓고선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려 있던 나. 시간이 흐를수록 달라져버린 그 사람과 나의 상황에 서서히 불안감을 느끼고 있을 때였다. 


'지금까지 많이 놀았잖아. 이제는 남들처럼 일 해야지.'


 이런 이유로 단순히 내가 원하지 않는 직무라는 이유로 눈 앞의 면접을 그냥 흘려보내는 건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그리고 그때 이 선택이 나와 그 사람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생각했었다. 


"네, 저 면접 볼게요."


고민 끝에 나는 면접을 보기로 결정했고, 그렇게 스타트업 세계 속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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