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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끌레린 Clairene Nov 15. 2024

인생의 절반에 와서 행복의 숲을 찾다(2)

행복하지 못한 그대에게, 행복을 찾는 방법을 말해주고 싶다


여러분은 3월 20일이 무슨 날인지 알고 있나요?

 

UN에서 전 세계인들의 행복 찾기를 기념하기 위해 지정한 세계 행복의 날입니다! 


기념일을 만들어 관리해야 할 만큼, '행복'은 인간 삶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이자 전 세계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인 것 같다. 국토가 좁고 사람 사이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 우리나라는 '행복'이 좀 더 심각한 문제이다. 유엔이 발표한 2024 세계행복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OECD 38개국 중 33위로 매년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최상위권에는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웨덴, 네덜란드, 이스라엘 등이 있다. 주로 유럽, 미주, 호주와 같은 선진국들이 행복한 나라의 상위권을 차지한다*.  


출처: 사례뉴스

왜 우리나라 국민들은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할까? 바쁜 일상에 찌들어 사느라, 찰나 간 찾아오는 행복한 순간을 놓치고 있는 걸까? 너무 여유가 없어서,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낄 여유가 없는 것일까?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통과 불행이 너무 커서 자그마한 행복을 느끼더라도 바로 증발해 버리는 까?

매일매일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똑같은 일상 속에서 나를 잊어버리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를 잊어버린 건 아닐까? 희망도, 하고 싶은 것도, 미래의 꿈도 명확하지 않지만, 그래도 살기 위해서, 대학에 가기 위해서, 취직을 하기 위해서 꾸역꾸역 공부하고 시험을 보며 소위 '스펙'을 만들어 가는 요즘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안타까운 모습이 그려진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세태를 날카롭게 지적해 준 박노해의 시에는 공감이 가는 구절이 많다. 아래 시구를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아무도 행복하지 않았으나

모두가 그냥 즐기자고 다녔다


아무도 희망을 갖지 않았으나

모두가 미래를 대비하며 바빴다


아무도 자기 내면과 이어지지 않았으나

모두가 실시간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 '모두가 아무도' 중** -

출처 : YES24

여러분은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최근에 행복했다고 느꼈던 순간을 한 번 돌이켜 보자. 행복했던 순간이 잘 떠오르지 않는다면, 행복이라는 감정이 떠오를 때까지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보자. 행복감을 느끼는 것도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 '내가 행복하다'라고 느끼는 것에 익숙해지려면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내 주변을 둘러싼 사물, 사람, 환경 등 여러 요소들을 바라보고 생각하다 보면 아주 작지만 소중한 감동을 느꼈던 순간이 떠오를 것이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일까? 그리고 최근에 행복했다고 느꼈던 순간은 언제일까?  

인생을 살아오면서 내가 기쁘고 행복했던 순간을 돌이켜보니, 학창 시절에는 시험에서 1등을 했을 때나 수상을 했을 때였다. 직장인이었을 때는 비록 적지만 월급을 무사히 받았을 때였고, 회사 실적이 좋아서 보너스를 많이 받았을 때였다.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그들에게서 좋은 자극과 영향을 받고, 인연을 맺고 함께 하며 내가 성장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 속에서 행복하다고 느꼈다. 청중 앞에서 발표나 강연을 하고 Q&A시간에 아주 활발하게 질문이 들어와 적절하게 답변을 했을 때도 뿌듯했다. 강연 이후에 조직의 장에게서, 관계자들에게서 칭찬을 받았을 때도 물론 행복했다. 내가 성취감을 느꼈을 때관련된 행복했다.


그리고, 29살에 무사히 결혼에 성공했을 때에도 행복했다. 뒤늦게 아이를 힘들게 낳아, 세상에 나온 아이를 처음 대면했던 순간에도 나는 고통 속에서 행복을 느꼈다. 아이를 키우면서 소소한 행복을 느꼈고, 큰 아이가 대학에 무사히 합격했을 때도 드디어 고통의 간이 끝나고 열매를 잘 맺어서 감사했다. 가족은 나에게 끝없는 인내와 고통, 그리고 행복을 동시에 안겨주는 존재인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멘토링한 아이가 원하던 목표를 이루는 성과를 이루어내었을 때, 아이의 학부모에게 극찬을 받고 감사 인사를 받을 때도 뿌듯하고 행복하다. 몸은 힘들지만 내가 노력한 것이 헛되지 않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내가 가치 있다고 느껴진다. 이렇게 사회적 동물로서 나의 존재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 행복하다. 내 인생의 족적을 이 세상에 남기고 있다고 생각되는 순간순간이 행복하다.


나는 요즘에 다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 나와 경험이나 생각이 비슷하여 대화가 끊이지 않는 사람들을 만난다. 한 편으로, 나와는 생각이나 경험이 달라 나에게 좋은 자극을 주고 나의 죽어있던 뇌를 일깨워주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도 행복하다. 통찰을 통해 나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깨우칠 수 있게 해 준다. 집에 돌아와 오늘 내가 나눈 대화를 곱씹으며  자신을 관조해 보는 시간이 좋다.


나의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객관화해본다. 내 마음이 어떠한지 설펴보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면 내 자신을 어루만져준다. 내가 일상의 일에 치여 허덕이고, 내 마음 속에 누군가 던진 돌멩이가 분노의 용광로 또는 슬픔의 늪으로 깊숙히 빠지더라도 다시 마음을 추스릴 수 있다. 그리하여 내 마음의 호수에 물결이 일지 않고 잔잔해지게 되면 마음의 평안을 느낄 수 있다. 이 때 행복하다. 나 혼자 나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을 때 행복하다.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카페에서 커피와 에그타르트를 시켜놓고 온전히 나의 생각에 집중하며 글을 쓰거나 책을 읽는 순간이 평화롭고 행복하다.


쇼펜하우어는 말했다. 산책의 동료는 ‘고뇌’로 족하다고. 혼자 있을 때 행복감을 느끼자.

우리가 사소한 일에 위로받는 이유는 사소한 일에 고통받기 때문이라고 한 쇼펜하우어의 말이 마음에 든다. 행복도 불행도 나의 오랜 벗이며, 앞으로도 계속 함께할 벗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인생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소한 고통과 사소한 자기 위로에 익숙해지면 어느 순간 내 마음은 편해진다. 


과연 행복은 불행과 동떨어진 개념인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불행 뒤에 오기에 더 멋지지 않은가? 사실, 어떤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지난하고, 그래서 오히려 괴로울 때가 많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그 과정의 순간순간에 작은 성공으로 인해 소소한 기쁨을 느낄 때도 있지만, 정해진 과업을 끝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자신을 짓누를 때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힘든 과정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나아갈 때, 여러분이 얻는 과실이 더 달게 느껴질 것이다. 행복은 고통 뒤에 오기에 더 가치있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매일매일이 행복하고 즐거운 일로만 가득하다면, 어떠할까? 얼마 가지 않아 인생이 너무 무료하게 느껴질 것만 같다.  


지금보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시와 수필을 읽어보자.

나는 어렸을 적에 문학작품을 매우 좋아하였다. 시험기간에도 엄마 몰래 밤늦게까지 이불을 뒤집어쓰고 고전문학을 읽다가 들켜서 책을 빼앗기고 혼나곤 했었다. 공부해야 할 시간에 읽는 책들은 어찌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는지, 등장인물들은 어쩌면 그렇게 생생하고 그들의 행동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는지.... 하지만, 어른이 된 이후로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문학작품을 배제한 채,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된다고 여겨,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실용적인 비문학 도서만을 읽고 있었다. 매년 출시되는 각종 트렌드 책과, 경영/경제 분야, 자기 계발 분야 책들은 넘치도록 많았고 그것들을 읽기에도 벅찼다. 문학 읽기란 나에게 지금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내고 여유가 있을 때나  수 있는 후순위 일로 밀려난 지 오래였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는 교육과 관련된 책 속에 빠져 살았다. 교육 분야 책들을 수백 권 읽었다.


그러다가, 인생의 절반에 다다르니 새로운 분야로 관심이 쏠린다. 바로 시와 수필이었다. 이들은 내 마음을 돌아보게 하고, 내가 살아온 발자국을 다시 살펴보게 하면서 나를 관조하게 해 주었다. 아무리 힘들었던 과거라도 시간이 지나니 아름답게 기억되었다. 그리고 내 과거 경험을 재조합하고 의미를 찾게 해 주었다. 내 마음을 위로해 주었다. 최근에 읽었던 이어령 선생님의 유고시집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에서 내 마음을 특히 울렸던 시는 두 편이었다.

 

출처 : YES24


내 검은 날개를
첫눈이 내린 아침만큼
희게 하소서’

 - ‘까마귀의 노래’ 중 –


이어령 선생님에게도 인생의 끝에 다다라 남은 것은 세속의 때에 새까맣게 불든 몸과, 먼저 간 딸에 대한 슬픔이었다. 나 또한 인생의 절반을 지나니 이미 세속에 물든 지 오래다. 하지만, 그분이 했던 것처럼, 나를 다시 하얀색으로 물들이고 싶어서 내 양심에 어긋나지 않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래서 책을 읽고 사색하고, 나보다 더 깨끗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 나보다 깨끗한 사람과 대화를 하면 여운이 남고 충족감이 든다. 반면에, 그렇지 못한 사람을 만나면 내 시간이 아깝고 기분 또한 좋지 않다.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살던 집이 있을까
네가 돌아와 차고 문을 열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네가 운전하며 달리던 가로수 길이 거기 있을까
네가 없어도 바다로 내려가던 하얀 언덕길이 거기 있을까’

-‘헌팅턴비치에 가면 네가 있을까’ 중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경험은 얼마나 고통스러운 것일까. 나는 유산을 여러 번 했고, 그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다. 다행히도, 자식을 키우고 품는 행복한 경험을 하기 전, 태아의 상태에서 떠나보냈기에 몸과 마음을 추스를 수 있었고, 인생의 다음 챕터로 넘어갔다. 만약, 이제 막 대학생이 되어 나에게 기쁨을 안겨준 내 아이가 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너무 힘들 것 같다. 내 첫째 보물이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게 내 온 정성을 다해 키워낸 첫 아이니까. 이어령 선생님만큼 절절한 고통을 경험하지 않아서 정말, 정말 다행이다.


눈 부비며 일어나

칫솔질을 하다가

신발을 신으며

고개를 들다가

창밖을 보다가

말을 하다가

웃다가

기침을 하다가


네 생각이 난다

해일처럼 밀려온다

그 높은 파도가 잠잠해질 때까지

나는

운다

-'네 생각'  -


나는 다행히도 자식을 먼저 떠나보내는 경험은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15년이 넘었다. 나에게는 이어령 선생님의 시 '네 생각'의 주인공이 바로 아버지다. 아버지가 암으로 투병하다가 돌아가신 후, 일상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아버지가 떠올랐고 그때마다 눈물이 나오곤 했다. 아주 사소한 물건이나 일을 통해 아버지가 연상되었다. 그때마다 '아버지에게 좀 더 사근사근하게 말할 걸' 하고 많이 후회했다. 이제는 괜찮아졌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나에게 남겨주고 베풀어준 사랑과 관심을 생각하면, 비록 눈물이 나오지만 행복하다.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매개체로 시와 수필을 추천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찬란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미래의 나를 위해 용기를 북돋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행복이란 멀리 있지 않다'는 것과, '행복하기는 바로 내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잘 다스려서 각자의 행복에 다다를 수 있는 지름길을 잘 닦아 놓자.  우리 모두 행복해지자.


#행복 #행복해지자 #행복해지는법 #시와수필


이미지 출처 :  pixabay


* 세계행복지수 한국 순위, 143개국 중 52위, 2024 유엔 세계행복보고서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7817

*세계행복지수 OECD 38개 국가 중 33위로 최하위

https://www.case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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