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선택 사례로 본 최적의 학교 고르는 기술
특목고와 일반고 사이에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도움을 드리고자, 우리 아이의 고등학교 선택 과정을 사례로 나누려 합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거나 미리 준비하려는 부모들이 어디로 정해야 할지 고민될 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선생님, 저희 아이를 어느 학교에 보내는 게 좋을까요? 너무 고민돼요.
첫째 아이가 중학교 3학년이던 여름, 우리는 원하는 자사고를 정해놓고 자기소개서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중학교 시절부터 스스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실행할 만큼 주도적인 성향이 강했기에, 자사고에 가더라도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 기대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었어요.
자세히 알아보니, 그 자사고는 이과 계열 비중이 매우 높고 전국 최상위권이 다니는 학교였습니다. 아이가 고등학교 수학을 선행했지만, 어려워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내신을 잘 받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어요. 그래서 직접 1학년 1학기 기출문제를 구해 풀려봤죠. 결과는 충격적이었습니다. 단순히 부교재를 풀지 않고 시험을 봤다고 하기엔 너무 낮은 점수였습니다. ‘이 정도 점수로 시작해서 과연 내신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깊어졌어요.
게다가 제2외국어 선택에서도 아이가 원하는 언어가 인기가 많아, 성적순으로 정원이 제한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탄탄하게 세웠다고 자부했던 제 계획이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그렇다고 바로 포기할 수도 없었죠. 아이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학교였으니까요. 그래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주변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학원 원장님, 학교의 진학경험 많은 부장 선생님, 자사고에 아이를 보낸 학부모님들까지... 그런데,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해 주는 한 특목고가 있었어요. 우리는 그 학교를 대안으로 삼고, 추가로 알아보기 시작했죠.
그 특목고에 먼저 보낸 선배 어머니들에게 연락해 보니, 규모는 작지만 명문대 진학률도 우수하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세심하게 챙겨준다고 했습니다. 아이들도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정말 완벽한 학교처럼 보였습니다. 그에 반해, 그 자사고에 먼저 보낸 선배 어머니들은 문과를 간다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조언해 주었습니다. 아이도 그 자사고에 다니는 선배에게 연락해 현실적인 어려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변 중학교들의 전교권 아이들이 모조리 지원한다는 소식을 듣고서 자신감을 잃었어요.
고민은 계속됐어요.
특목고를 가면 내신을 받기 유리할 것 같았지만, 다양한 커리큘럼과 창의적 체험활동(창체)을 생각하면 자사고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었어요. 특히 우리 아이가 관심 있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 있었죠. 내신 면에서는 학생 수가 많아 내신등급에 유리하지만, 문과를 준비하는 아이가 적어서 불리한 점이 있었어요. 반대로 특목고는 문과 아이들만 있기 때문에 수학 등 교과 내신에 더 유리한 대신, 규모가 작아 내신 등급 산출에는 불리한 점이 있었고요. 결국, 두 학교는 서로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갈리는 선택지였습니다.
부모가 된 후 수많은 결정을 내려왔지만, 이렇게 어려운 결정은 처음이었어요. 머리로는 냉철하게 분석하고 전략을 짤 수 있었지만, 내 아이의 일이 되니 감정이 개입되더군요. 저는 조사를 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분석해 전략을 세워 컨설팅하는 사람인데도, 내 아이의 미래가 달려있는 결정 앞에서는 다른 엄마들과 똑같이 끙끙거리며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특목고에서 오래 근무한 학교 학년부장 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했어요.
자사고와 특목고를 놓고 고민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어요. 두 학교는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선생님의 답변은 당황스러웠어요. 과학고와 외고처럼 확실하게 구분되는 것도 아닌데, 무 자르듯 그렇게 명확한 답이 나올 수 있을까요?
두 학교유형의 설립 목적과 커리큘럼이 다르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부모가 자사특목고을 원하는 근원적인 이유는 아이가 입시경쟁에서 잘 살아남아 명문대에 진학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요?
그리고,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의 성향이나 선호가 매우 뚜렷해서 별 고민 없이 학교를 결정하는 부모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모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아이가 잘하거나 좋아하는 과목이 여럿일 수도 있고, 원하는 활동을 두 학교에서 모두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어떤 기준으로 골라야 할까요?
또한 아이가 하고 싶은 꿈을 아직 찾지 못했을 경우나, 아이가 잘하는 것을 아직 찾지 못했을 경우라면 어떤 기준으로 학교를 골라야 할까요?
하지만 선생님의 말씀을 곱씹어 보니, 그 안에 중요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학교의 성격과 방향이 다르니, 우리 아이에게 더 맞는 환경이 어디인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었죠. 아이는 마지막으로 자사고와 특목고에서 개최하는 모의유엔 대회에 참가하며 학교를 직접 경험해 보기로 했어요. 아이는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 학교 분위기, 수업 분위기를 직접 체험했고, 저는 폐회식에 참석하며 두 학교의 환경을 직접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결정적인 느낌은 학교에 직접 방문했을 때 찾아왔어요. 아이가 원하던 자사고는 생각보다 어수선했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분위기도 다소 차가운 느낌이었어요. 반면, 특목고는 아담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고, 교직원들도 매우 친절했죠. 단순한 시설 차이가 아니라, 학교가 추구하는 분위기와 문화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몸소 느꼈습니다.
결국, 아이는 특목고를 선택했습니다.
처음 계획했던 자사고 입학 준비를 멈추고 다시 자소서를 준비해야 했지만, 중요한 것은 아이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후 선택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비록 아쉬움은 남았지만, 저는 아이의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했고,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부모도 아쉬운데 그 학교를 몇 년 동안 꿈꿔왔던 아이는 마음을 접고 포기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아쉽고 아팠을까요?
저는 아이와 대화하면서 위로 섞인 마음을 전해 주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야.
네 목적을 이루는 과정에서 잠깐 거쳐가는 경로에 불과하단다.
꼭 최고의 학교에 가는 것만이 답은 아니야.
오히려 네 목표를 이루는 데 어려움을 준다면 경로를 바꿔보렴.
결과적으로 아이는 특목고에 합격했고,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답니다.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게 하자
저는 아이를 키워오면서 아이가 어릴 때부터 스스로 결정하도록 많은 기회를 주었습니다.
결정이란 여러 개의 대안이 있을 때 어떤 것이 나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인지 곰곰이 잘 따져보고 최선의 선택을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어렵게 생각하면,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사례 분석을 하고 의사결정에 대해 토론하며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나 이점을 알아가는 것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쉽게 생각하면, 아이가 어떤 간식을 먹을 것인지, 어떤 음식을 먹을 것인지 정하는 것도 의사결정이랍니다. 실제로 주니어 컨설턴트들은 사고력을 기르기 위해 음식 정하는 것으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의사결정 역량을 기르기도 합니다.
올바른 부모의 역할이란 무엇일까요?
아이를 위해 앞길을 모두 치워주고, 최선의 선택을 해주고 따라오라고 하는 것일까요?
저는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생력을 길러주는 것이야 말로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아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한 상황을 잘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아이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적절한 선에서 도와주는 것이요.
아이 스스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을 자문자답할 수 있도록 끌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아이가 선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결과의 장단점을 골고루 생각해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죠.
그래야 아이가 다음번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점점 더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어하지만,
그러한 사고과정에 익숙해지면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을 내리는 역량을 멋지게 장착해 낸답니다.
아이가 스스로 결정한 일은 더 책임을 지고 만족하기 위해 더 노력하니까요. 부모가 억지로(?) 시킨다고 느껴질 때 생기는 사춘기의 반발심과는 정 반대로 말이죠.
최고의 부모라면 아이에게 최상의 것을 선물하는 것 보다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스스로 얻을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주어서 아이가 최고의 것을 얻기 위해 끈질기게 노력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도록 합시다.
인생을 살아보니 숟가락으로 떠먹여주는 것 보다는 숟가락을 스스로 사용하게 하는 것이 아이의 인생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아이의 고등학교를 고르기 위해서는 학교의 장단점을 잘 따져보고, 그 학교의 장점이 우리 아이와 시너지가 나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 학교 커리큘럼 꼼꼼히 확인하기
특목고는 특정 분야(외국어, 국제관계, 과학 등)에 강점이 있고, 자사고는 활동과 교과목의 폭이 넓다.
구체적인 사례로 알려드릴 예정이다.
✔ 내신과 비교과의 균형 고려하기
자사특목고 중에서 더 높은 내신을 중시한다면 특목고,
다양한 활동과 비교과 경험을 원한다면 자사고가 유리할 수 있다.
✔ 실제 학교 분위기 직접 경험하기
설명회, 캠프, 대회 등을 활용해 학교 분위기를 직접 보고 느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 아이 성향과 학습 스타일 반영하기
자기 주도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이라면 자사고, 특목고 모두 잘 맞는다.
어떤 분야에 대해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학습을 원한다면, 그 분야의 프로그램이 우수한 학교를 알아보고 고르는 것이 좋다.
✔ 선배 학부모와 학생들 경험 듣기
입학 후 학교 경험담이 실제 학교 생활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마땅히 물어볼 지인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특목고 카페나 지역맘 카페에 질문을 올려보자.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친절하게 답변해 준다.
✔ 입학 후 진로 고려하기
아이가 원하는 대학과 전공이 정해졌다면, 특목고·자사고 출신 선배들의 진학 결과도 살펴보자. 학교 선택은 아이의 고등학교 3년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진로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이다.
신중하게 고민하되, 결정했다면 아이의 선택을 끝까지 응원해 주자!
주 1) 원래 특목고(특수목적고등학교)는 초중등교육법시행령에 따라 설치된 '특수 분야의 전문적인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학교'로 외고, 국제고, 과학고, 예고, 체고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과학고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영재학교도 입시 관점에서 특목고에 포함하여 논의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사고(자율형 사립고등학교)도 특목고와 혼용하여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본 글에서는 실제 혼용되는 명칭을 사용하여, 특목고는 자사고와 특목고를 모두 포함하는 대표격을 의미한다. 특목고와 구분하여 자사고만을 강조할 경우에는 자사고라고 명기하였다. 특목 자사고라고 명확하게 표기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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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pixabay 및 AI로 직접 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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