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패션업계에 몸 담고 있을 시절, 주변에 소위 잘 나가는 언니들이 죽기 전에
반드시 사야 하는 백으로 에르메스를 꼽았다.
한국에서는 원하는 백을 구하려면 최소 3년을 기다려야 한다,
프랑스 출장 시 어느 매장, 누구를 찾으면 원하는 백을 보여줄 수도 있다.... 등등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브랜드가 바로 에르메스였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 에르메스는 1837년 티에리 에르메스가 세운 작은 마구 상점에서 시작됐다.
1867년 파리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에 출품한 마구용품으로 1등 상을 받으면서, 에르메스 마구용품들의
우수한 품질을 알리게 되었다. 이후 나폴레옹 3세와 왕족이 에르메스 주 고객이 되면서
상류사회의 브랜드로 그명성을 얻게 되었다.
"명품 중에 명품"
"넘사벽 브랜드"
"돈이 있어도 못 사는 가방"
에르메스는 명품 계급도 최상위에 위치해 있는 유일무이한 브랜드이다.
루이비통, 구찌, 샤넬은 살 수 있지만, 에르메스는 살 수 없다...
이렇듯, 에르메스가 "꿈의 가방"으로 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명품 브랜드 hierarchy의 경우, 제품 평균 객단가 기준으로 브랜드 계급을 분류한다면
에르메스가 단연 TOP이다.
루이비통, 구찌, 샤넬보다 에르메스가 high-end 브랜드로 평가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제품 평균 가격대 비교 제외)
1) 대규모 기업 집단에 속해있지 않으며 정통성과 희소성의 가치를 최우선시 여기는 브랜드이다.
- 루이비통 (LVMH), 구찌 (Kering)와 달리 대규모 기업 진단에 속해있지 않다는 얘기는
브랜드 정통성을 지키는데 유리하다는 의미이다.
- 무려 6세대에 걸쳐 프랑스 가문의 독립적 운영을 통해 그 명맥을 유지해 오고 있는 에르메스는
장인정신, 창의성, 혁신 그리고 책임감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핵심가치로 두고 있으며,
제품 수요가 많아져도 소량생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 에르메스 가죽 제품은 지금도 프랑스에서만 생산된다.
프랑스 장인이 최고급 가죽으로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생산량이 한정돼 있다.
(수요가 늘어나도 공급량을 크게 늘리지 않으며,
고객 1인당 같은 디자인 가방을 1년에 2개까지만 구매하도록 구매 제한 정책 시행)
- 생산량을 한정한다는 얘기는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쉽게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가 아닌 "나만이" 소유할 수 있는 백이라는 희소성을 심어주기 위해 에르메스는 그 정책을 아직까지 고수하고 있다. 에르메스는 아직까지 "명품 브랜들의 워너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의 한 장면이 화제가 된 적 있는데, 버킨백을 사려는 사만다에게 에르메스 직원이 "이건 가방이 아니라 버킨이에요" 라며, 5년은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있다.
결국 사만다가 유명 배우 이름으로 웨이팅 걸어서 백을 구압하게 되는데
이 장면 만으로도 버킨백에 대한 여성의 로망과 희소성의 가치를 알 수 있다.
이렇듯 에르메스는 아직까지 "명품 브랜들의 워너비"로 그 명성을 지키고 있다.
2) "승마"라는 명확한 브랜딩 요소를 갖고 있다.
- 공방이나 오트쿠튀르 의상실에서 시작된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과 달리 에르메스는
마구용품과 안장을 만드는 공방에서 출발했다. 자동차가 개발되면서 마차가 필요 없게 되자,
마구용품은 가방과 지갑과 같은 가죽제품중심으로 바뀌었고
승마를 즐기는 상류층들을 위한 다양한 제품 컬렉션을 선보였다.
- 승마를 즐기는 상류층을 위한 브랜드인 만큼 에르메스 로고에는 사륜마차, 말, 마부가 있다.
잘 빠진 말과 우아한 사륜마차를 몰고 온 마부는 고객이 원하는 어느 곳에나 데려다줄 거 같다.
- 로고 컬러는 오렌지이다. 티파니 블루, 에르메스 오렌지는 대명사와도 같다.
영민하게도 클래식하면서도 복잡해 보일 수도 있는 로고에 오렌지 컬러를 사용함으로써
다소 올드해 보이는 이미지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 일반적으로 로고/심벌을 만들 때 처음 본 소비자에게 바로 인식되도록 하기 위해
복잡하지 않고 심플하게 만드는 게 원칙이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하고 있는 방식),
하나의 브랜드 콘셉트가 정해졌다면 로고에서 보여주는 방식도 꽤 신선할 듯하다. *
3) 쇼윈도 디스플레이 귀재이다.
- 에르메스 쇼윈도는 특별하다. 하나의 아트 작품이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쇼윈도가 특별한 이유는, 제품만을 돋보이게 하는 디스플레이라기보다,
하나의 콘셉트와 스토리를 주제로 사람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려고 한다는 점이다.
- 어느 날은 동화 속의 한 장면을 보는 느낌이거나, 어느 날은 우주에 와 있는 듯하다.
전혀 무겁지 않으며 위트와 흥미, 재미요소가 있다.
- 샤넬, 루이뷔통, 구찌 쇼윈도 디스플레이와는 전혀 다른 mood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르메스 쇼윈도는 보는 순간 발길을 멈추게 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물론 타 명품 브랜드들이 에르메스를 벤치마킹하면서 아트를 적용한 쇼윈도 디스플레이가 지금은 general (?)해 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르메스 쇼윈도는 독보적이다.
- 에르메스 쇼윈도를 독보적이라 얘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명확한 콘셉트, 스토리와 메시지가 담겨있다.
두 번째, 제품만을 위한 디스플레이가 아닌 쇼윈도 바깥에서 에르메스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꿈과 환상을 심어주려고 한다. 하나의 동화 작품과 같은 쇼윈도는 에르메스는 다가가기
다소 부담되는 에르메스를 접근가능한 (?) 이미지로 바꿔놓았다.
세 번째, 인지도 전무한 아티스트 or 아티스트를 꿈꾸는 대학생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창작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에르메스 쇼윈도우 디스플레이 참고 링크>
https://www.hermes.com/kr/ko/story/maison-dosan-park/window-display/archives/
에르메스 브랜드 사이트 : https://www.hermes.com/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