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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쪼의 세상 Jun 20. 2023

내 인생 갑자기 스릴러

내 인생에 장르가 있다면 단연코, 스릴러.


잠깐, 집근처 카페에 나왔는데


우산을 두고 나왔는데

갑자기 비가 엄청 쏟아지는 창가


분명히 나올 때는 비가 안올 것 같아서

그냥 맨몸으로 나왔는데

갑자기 비가?!!


이 정도 돌발상황은

기상청에 없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문득, 예전부터 생각했던 이야기를 슬며시 꺼내보면서

비가 멎기를 기다려 보고자 한다. 


그 생각이 뭔고 하니.

우리 인생 인생의 만약 장르가 있다고 한다면 뭘까?


갑작스런 질문이 좀 쌩뚱 맞긴 한데,

오늘의 주제인 '갑자기'와는 사뭇 어울리는 스타트라 생각한다.


인생의 장르.

있다면 무엇일까?

고전적으론 이런 말도 떠오른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그리고 예전에 주워들은 말 중에

박웅현 CD가 강연에서 했던 말 중에

우리의 인생은 잘만 쓰여지면 

한편의 멋진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그래, 

삶이란 우여곡절은 우리 모두를 

소설이든 영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것 


현시대의 대한민국을 살고 있는 우리 모두는

사실, 한 소설이나 영화의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당탕탕 살고 있다. 우리 존재들 화이팅이다. 


하지만, 단연코 나의 인생의 장르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난 단연코 스릴러라고 답하고 싶다.


스릴러가 되는 장면은 플롯이 있는데

각 상황에 한 줄씩만 추가한다면 가차 없이 스릴러가 되기 때문이다. 


갑자기, 라는 말과 함께, 우리 인생은 너무나도 ㅡ렇다. 

나만 그럴까? 우리 모두가 그렇진 않을까?


한 번 예시를 들어보자. 


1. 평화로운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 서있다.

2. 갑자기 배가 아파오며 '그 녀석'들이 나오려고한다


이거 봐라.

이건 100% 스릴러다.


또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1. 날씨 화창한 날 여자친구가 멀리서 걸어온다.

2. 갑자기, 그녀가 묻는다. "자기야 나 뭐 달라진 거 없어?"


움찔한 남자분 스크롤 빠르게 내리지 마시게나.

유부남 버전도 있다.


1. 웬일로 아내가 저녁 상을 거하게 차려줬다.

2. 아, 메인 음식이 장어구이와 장어탕이다.....


형님, 스크롤 내리지 말라니까요. 


자자. 

우리네 직장 생활은 어떤가


1. 괜한 잔소리를 한 부장의 욕을 단톡방에서 나누고 있었다.

2. 아뿔사, 부장님도 있는 방이었다.


놀랍게도 이건, 내 친구의 실화를 바탕으로했다.

본디 스릴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할 때 더욱 무섭다.


학생 때는 왕왕 클리셰처럼 등장하는 상황이

우리의 삶의 긴장감을 올려놓는다.


1 5분을 남겨놓고 공부한 모든 내용을 답안지에 적었다.

2. 아뿔사 시험지 뒷장이 더 있었다. 


나는 실제로 국문과 다니던 대학생 시절 

실제로 5분을 남겨두고 서술형 문제가 하나 더있다는 걸 발견했었다.

결과는? 그 과목 재수강했다. 


얼마전에 절친인 쭌과 나는 함께 자취를 시작했고

집은 신축 빌라라서 벌레라곤 1도 없었다


그런데 집에 화분을 들여놓은 탓인가

어느날 정말 중지 손가락(아니 진짜 가운데 Fuxx you 손가락만한)

바퀴벌레가 나타난 것이 아닌가.


이것도 두 줄로 요약해보면 한숨부터 나오는데

아래와 같다.


1. 출몰한 바퀴벌레를 A4용지를 말아 잡았다.

2. 아, 떨어진 바퀴 사체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아직도 그 바퀴는 찾지 못했다.

지금도 등줄기에 땀이 흐른다.

이것이 스릴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난 9월에 신혼집으로 나갈 때까지 이 사실을 쭌에게 비밀로 할 것이다) 


이렇듯 나의 삶을 포함해

우리은 웃프게도 스릴러 투성이다.


물론, 이렇게 웃어넘길 수 있는 스릴러는

귀여운 편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되지만


때로는 정말 우리의 삶을 아프게하는 일들도 일어나게 된다.

그런 스릴러라면 마주 치고 싶지 않다. 


다만, 조그만한 위로를 해보자면

그 옛날 빨강머리 앤이 그렇게 말했던 것처럼


인생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는 행복을 만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러니까

내 인생은 갑자기 스릴러이기에

갑자기 코미디이고

갑자기 멜로인 거고

갑자기 예술 영화 같을 때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갑자기 우리는 행복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렇게

오늘은 갑작스런 심심한 위로로

오늘의 글을 마치고자 한다.


하.

안타깝게도

이 에세이를 다 쓰는 동안에도

비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러니까 우산 없이

집에 가야한다.


하,


갑자기, 스트뤠스...!



- fin - 



-



평온과 평안과는 거리가 먼

현대인의 삶

90년대에 태어나

수능을 거치며

광고회사와 마케터를 거쳐

현재는 생업 전선에 뛰어든

쪼님.


굳이 우리으 삶에

장르가 있다면

스릴러라고 굳게 믿는 그.


그가 살면서 겪은 

스릴러 장르를 보며

우릴 어떻게 이 서스펜스를

극복해낼까?


'내 인생 갑자기 스릴러'의 에피소드는

생각나면 하나씩 오픈해서 연재할 예정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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