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가지 이야기 속 서귀포
제주도 이주 한지도 어느덧 17일이 되었고 적응기간도 끝난 것 같다.
4가지 이야기 속 서귀포 이주 생활에 대해 기록해보려고 한다.
#1.
이주 첫 주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감정 기복이 있었다.
기복의 편차가 심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부정적인 감정도 아닌 것도 분명했다.
다만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을 뿐.
"이주하고 어때요?" 묻는 지인의 질문에 "줄타기 곡예를 한다면 이런 기분 일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한발 한발 신중히 발을 디뎌가며 곡예를 해나가는 것
그리고 그것을 신기하고 아슬아슬하게 바라보는 관중들. (물론 관중은 없지만)
차이점이 있다면 곡예의 종착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과 결코 떨어지진 않을 거라는 자신감.
그렇게 묘한 감정들 속에 첫 주는 쉽게 잠들지도 못했었지만 뭐든지 적응기간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대수롭게 생각하진 않았다. 그리고 물론 지금은 괜찮다.
#2.
여러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만들어보고 있다.
친구도 사귀고 싶고, 다른 사람들과 각각의 비전들을 공유하며 좋은 영향력으로 맺어지는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싶다.
운이 좋게도 이주 첫 주에 내 기술 블로그를 보고 세 달 살기 중이신 기획자 분께서 연락을 주셔서 티타임을 갖게 되었고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분과 이야기가 잘 돼서 사이드 프로젝트도 진행하게 됐으니 역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재밌다.
그리고 위니드 제주 대표님으로부터 제주도 창업가 네트워킹 모임에 참여해보라는 제안을 주셔서, 곧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위니드 제주 대표님은 제주도 이주 계획할 때부터 많은 조언과 도움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작년에 한 달 살기 때 묵었던 숙소 사장님께 인사드리러 갈 예정이다. 그분의 이주 스토리를 듣고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었고 지내는 동안 이런저런 인생 얘기와 조언들도 많이 해주셨다. 이주하자마자 연락을 드렸는데 매우 반가워하시며 언제든 연락 달라고 하셔서 감사했다.
이주하고 나서 많은 지인들이 외롭지 않냐고 걱정을 해주셨다.
사실 나도 사람인데 외롭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다만 나는 외로운 감정 자체에는 둔감한 편이기도 하고 크게 동요하지 않는 성향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직 이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조급할 필요는 없다. 뭐든 꾸준히, 기회를 만들어 간다면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분명 생길 것이다.
#3.
작업이 너무 잘 돼서 좋다.
여행이나 한 달 살기 때나 정해진 일정 안에 바쁘게 움직일 수 없었던 환경과 달리 지금은 제주도 속에 있으니까. 이미 멋진 힐링 스폿들이 굉장히 많고 언제든 어디든 갈 수 있다는 환경 자체가 나에게 엄청난 편안함과 여유로움을 주었다.
일이 잘 안 풀릴 때면 옥상에 가서 넓은 바다를 보면 속이 뻥 뚫린다.
그리고 바다를 보고 싶으면 그리 멀지 않은 해변으로 가서 파도 멍을 때리곤 한다.
주변에 제주스러운(?) 공원도 잘 조성되어있어서 산책하기 좋다.
이전엔 집에서 작업을 해도 항상 조바심이 들고 편안하지 않았는데, 이주 후에는 재택근무 자체도 잘되고 좋다. 그저 열심히 할 일만 남았다.
#4.
3월부터 안드로이드 개발자를 준비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활동을 시작했다.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에게 멘토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참 흥미로운 일이다.
지금은 대학 후배를 대상으로 가볍게 시작하고 있는데, 어느 정도 골격이 갖춰지면 본격적으로 확장시켜볼 계획이다. 이 또한 브랜딩을 위한 활동 계획 중에 하나이며, 나만의 특색 있는 멘토링 활동에 대해 구상 중이다. 개발 능력을 향상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멘토링 과정에서 개발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