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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ycoach Dec 28. 2023

그 친구와 어떻게 되고 싶으세요?

(feat. 그 리더와, 그 팀원과, 그 사람과)


방학 중에도 꾸준히 공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즈음 가인지 캠퍼스에서 필진 제안을 받았다. 배웠던 것을 하나씩 복기하는 기분으로 복습하며 글을 쓰면 되겠구나 싶었고, 더불어 가인지 캠퍼스의 영상들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덕분에 요즘 가인지 캠퍼스에 올라오는 강의를 보는데,

이 강의를 보고서 변혁적 리더십에 대한 이해를 한 번에 했다. 봄 학기 때 배워서 거래적 리더십과 변혁적 리더십의 차이에 대해서 알았지만 이렇게 설명을 들으니 확실히 알겠더라. 이 강의는 리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좀 더 많이 보면 좋겠다. 리더의 언어적 습관에 대한 부분은 여러 번 보시길 권한다.


https://www.gainge.com/contents/videos/2990



이 강의를 들으면서 문득 최근 내 경험이 생각났다. 나는 타인으로부터도 너는 관점이 좀 다른 것 같아. 너는 편견이라는 게 없는 것 같아.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래서 나와 이야기하다 보면 좀 다른 방향이 보인다거나,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를 듣는 편이다. 그런 나에게도 자라오면서 생긴 여러 가지 신념들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친구 관계는 좋아야 해



그날은 그 고객과 3번째 만나는 날이었다. '오늘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세요?'라고 시작을 했는데  친구와의 관계로 인해 다른 일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정말 자연스럽게, 의식도 하지 못한 상태로 '아, 이분이 친구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구나, 지금 좀 불편한 관계를 잘 풀어서 편하고 좋았던 관계로 돌아가고 싶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 일에서 당신의 감정은 어떠했는지? 앞으로 어떤 노력들을 해 볼 수 있을지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성찰이 뛰어난 고객께서 '코치님, 지금 제가 친구와 다시 친하게 지내길 바라시는 거죠?'라고 물었다. 그 순간 아차 싶었다. 고객이 친구와 어떤 관계를 가져가고 싶은지 묻지 않고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바탕으로 질문했던 것이다. 그때 '아, 이것이 코치의 에고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코치의 에고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도 없이 들었으나,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그 한순간에 완전히 이해가 되었다. 


내가 했어야 하는 질문은 

그럼 그 친구와 어떻게 되고 싶으세요? 


였다. 코치가 생각하는 어떻게 되고 싶은지가 아니라 고객이 어떤 상황으로 되고 싶은지를 먼저 물었어야 하는 것이다. 


그 고객은 코치인 나에게 아주 솔직했다. 그래서 얼른 정신을 차리고 '원하시는 대로 한다면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었다. 이후의 대화는 처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나는 그 코칭이 실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2023년 가장 인상 깊은 순간 중 하나였다. 코치로서 코치의 에고를 내려놓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히 배운 순간이었다. 그리고 스스로 인식하지도 못하는 상태로 그런 에고를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끄러웠다. 


그러나 성찰이 뛰어나신 고객은 그 시간을 통해서 자신이 진정 더 원하고 바라는 것을 스스로 깨우치게 되었다. 그리고 그다음 코칭에서 당시의 상황을 다시 한번 얘기하며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그 대화 자체가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요즘 코칭을 하면서 많이 깨닫고 있는 것은 사람들은 결국 자기 안에 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묻거나 고민하는 이유는 스스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하고 싶은 대로 하기 위한 이유를 찾기 위해 고민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일반적인 경우 대부분 하고 싶고, 원하는 것들은 다 자기의 성장을 돕거나, 더 발전하고 나아가려는 경우다. 무엇을 파괴하고 싶다거나 망가뜨리고 싶다거나 하는 것도 그 이유를 찾아보면 나를 괴롭히는 그것을 없애고 나면 내가 좀 더 살 것 같아서인 경우가 많다. 


그러니 무엇을 원하는지, 왜 그걸 원하는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래서 어떻게 하고 싶은지를 묻고 들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점점 더 알아 간다. 그러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나의 편견이나 신념을 잠시 내려놓는 것이다. 그것이 사회적으로 절대적인 신념인 것 같아 보여도 말이다.


지난번 '나는 왜 매일 나를 찾을까?" https://brunch.co.kr/@jaelimyoon/96라는 글에서도 가지고 있는

신념에 대해서 한번 반대로 생각해 보라고 그렇게 글을 적어 놓고도 역시나 현실에서는 늘 하던 것이 더 편하고 빠르게 작용했다. 우리는 자라면서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해. 친구와는 친하게 지내야 해. 와 같은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가치를 가지게 된다. 때로는 이런 당연해 보이는 것들 조차 왜 그래야 해?라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에게 옳은 것이 당신에게는 옳지 않을 수 있다.



2024년에는 언제나 '당신이 옳다'는 마음과 자세, 태도로 상대방을 바라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2023년에도 당신은 옳았지만 제가 잘 몰랐습니다. 올해 제게 코칭을 받은 분들 중에 얘기하진 않았지만 뭔가 불편했거나, 이게 맞나? 혹은 도움이 되지 않았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제가 부족한 탓입니다. 2024년에는 언제나 옳은 당신들을 더 응원하고, 지지하는 한 해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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