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이제 전지적 직원 관점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좋은 리더'에 대한 책이 있다. 검색창에 ‘리더’만 검색해도 수두룩 빽빽이다. 리더의 소양에 대한 책이 이리도 많은데 왜 좋은 리더 찾기는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좋은 리더란 무엇인가. 사전에 등재할 정도로 딱 정형화된 리더가 있으면 참 좋으련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리더,라고 하면 나와는 먼 이야기로만 들리고 딱히 관심도 없었던 자리였지만 연차가 쌓이며 '좋은 리더'에 대한 그림이 점차 선명해진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런 좋은 리더가 될 것이라는 자신감은 딱히 없다. 그냥 저는 좋은 리더 밑에서 일하고 싶은 일개 회사원일 뿐이에요.
각설하고, 내 기준의 좋은 리더는 경청과 판단력을 기본 소양으로 가진 사람이다.
경청에 대한 것을 정말 ‘들어주기만’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은데, 그건 경청이 아니라 리스닝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어떤 의견을 듣고 나서 들은 내용이 현실화되게끔 해주는 것까지가 경청이다. 본인 기준, 혹은 회사 업무상, 규정상 불가능한 일이라면 왜 불가능한지를 설명해주고 ‘내가 너의 이야기를 잘 들었고, 기억하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러이러한 부분은 반영이 될 수 있도록 힘써보겠다.’라는 피드백을 주는 것, 내용의 1g이라도 반영해주는 것이 경청이다. 영혼 없는 피드백 하실 거면 그냥 입을 열지 마시고 이렇게 까지 해 보신 적이 없다면 줴발 본인이 남 이야기 잘 들어주는 상사라고 생각조차 하지 마세요.
두 번째로 말한 판단력. 경청 잘하고, 공감도 잘해주고 밥도 잘 사 주는 잘생긴 팀장인데 판단력이 없다? 심지어 결정을 직원에게 미룬다? 증말.. 최악입니다. 고투 더 헬. 리더의 자리에 앉아 있는 이들이여, 당신들이 나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이유는 그만큼 책임질 것이 더 많다는 뜻과 같습니다. 실무자들에게 실무와 책임감을 얹은 판단까지 맡길 것이라면 당신의 자리는 쓸모없는 자리이니 괜히 자리 차지하고 앉아서 의사결정 과정만 복잡하게 만들지 말고 퇴사하십시오. 이 프로젝트 고(Go)냐 드롭(Drop)이냐를 판단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비비적거리고 있으면 정말..(이하 생략)
이 외에도 다양한 리더가 갖춰야 할 소양이 있겠지만, 나는 이 두 가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상사와 직원 사이에 신뢰감이 구축되고 팀원과 팀원 사이의 동지애가 형성되어 하나의 팀으로 굴러갈 수 있게 된다. 나도 참 조별과제 싫어하고 협업하는 거 싫어했었지만, 함께 해야 시너지가 나는 것들이 있다. 한 사람 머리에서 나오는 것보다 여러 사람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확실히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긴 한다.
아, 그렇다고 해서 제가 조별과제를 다시 하고 싶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그건 돈도 안 주는데 내가 왜..?
아무튼, 좋은 리더의 자질에 대한 얘기는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