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냥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나부인 May 04. 2020

코로나19가 바꾼 성당의 문화

코로나 일상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진 이래로 각종 종교시설들도 일제히 오프라인 활동을 중지했다.

서울 대교구도 2월 26일부터 미사 중단을 결정했다.

처음에는 2주, 그러다가 다시 또 2주 연장 이렇게 시간은 흘렀다.

2월 26일부터 시작된 미사 중단은 약 2개월의 시간이 흘러 4월 22일이 돼서야 끝이 났다. 장장 2개월 가까이 성당에 가지 못했고 심지어 부활절 미사도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드려야 했다.

작년 안티구아에서 성대하게 보냈던 부활절 풍경이 아련해진다.

그렇게 내 일요일에 무언가가 결핍된 채 시간은 잘도 흘렀다.

그래도 다행히 대한민국의 코로나19 사태는 점점 누그러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됨에 따라 성당문이 열리고 아주 오랜만에 성당에서 주일 미사를 드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2달 만의 성당의 모습은 조금 변해있었다.


성당마다 수용인원이 정해지고 수용 인원을 넘으면 미사를 드릴 수 없게 되었다. 평상시에는 미사 시간에 거의 근접해 성당에 가던 우리 부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 일찍 성당으로 향했다.


성당 입구에서는 체온을 측정하고 방문객 명부 작성 그리고 손 소독까지 마치고 나서야 번호표를 받을 수 있었다.



겁나남편과 내가 받은 11, 12번!!

처음에는 그냥 인원을 확인하기 위한 번호표인 줄 알았는데 봉사자분이 입구에서 자리 번호를 확인해달라고 하셨다.

잘 이해가 안 갔는데 성당 입구에 붙어있는 좌석 배치표를 보니 이해가 한 방에 됐다.

일찍 온 탓(?)에 아주 앞자리를 배정받은 우리 부부 ㅋㅋㅋㅋ

입당성가 없이 시작된 미사... 모든 분들은 미사 내내 마스크를 착용했고 정해진 자리에서 거리를 유지하며 미사를 드렸다. 미사 내내 성가는 생략되었고 우리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평화의 인사 시간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해야만 했다.

약 2달 만에 드린 미사는 어쩌면 내 평생 드린 미사 중에 가장 무미건조한 미사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미사를 드리러 온 신자분들의 마음만은 어느 때보다 풍성함으로 가득하지 않았을까?


코로나19가 사태가 생기기 이전의 삶과는 조금은 다른 삶들이 어색하기도 조금은 서글프기도 하지만 서로 조금씩 더 노력한다면 평화의 인사 시간에 남편과 허그하며 인사할 수 있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


모두가 힘든 코로나19 생활 속에서 지내고 있지만 모두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조금 더 조심하고 노력하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코로나 물러꺼라!!!






매거진의 이전글 로켓 와우보다는 로켓 배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